[한·중 교류 활성화] ②1년 만에 다시 韓 찾은 中왕이...시진핑 방한 논의 본격화할까

2020-11-23 08:00
왕이 중국 외교부장, 25일 공식 방한
지난해 12월 공식 방한 이후 1년 만
바이든 美 행정부 출범 앞두고 방한
한·중, 시 주석 방한 본격 논의할 듯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해 12월 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 차량으로 이동하며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오는 25일 공식 방한함에 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첫 한·중 외교장관 간 대면 회담이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양측이 이번 회담을 통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일정을 본격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중국 고위급 외교인사가 한국을 찾으면서 중국이 미·중 갈등 속 우군을 사전에 확보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는다. 곧 도래할 바이든 시대에 앞서 중국이 한국을 향해 러브콜을 보낸다는 뜻이다.

22일 외교부에 따르면 왕 외교부장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초청으로 25~27일 2박 3일간 한국을 공식 방문한다. 왕 외교부장은 이번 방한 기간 강 장관 등과 회담할 계획이다.

그의 공식 방한은 지난해 12월 이후 1년 만이다. 왕 외교부장은 지난해 12월 4~5일에도 1박 2일간 한국을 찾아 강 장관과 회담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는 등 방한 일정을 수행했다.

왕 외교부장은 이번 방한에 앞서 24일 일본을 방문, 새로 취임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를 예방할 계획이다.

외교가에서는 왕 외교부장의 한·일 연쇄 방문을 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을 대비한 포석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당선인은 동맹 중시 기조의 민주당 소속 의원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비교해 한·미 동맹 및 한·미·일 3각 안보공조 강화에 더욱 힘쓸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전략적 경쟁을 벌이는 중국으로서는 한·미, 한·미·일 동맹 강화가 반가울 리 없고, 이에 중국이 한·일을 잇달아 찾으며 미국 정부와의 밀착을 사전 차단하려는 의도 아니겠냐는 얘기다.

특히 왕 외교부장은 한국 정부와 시 주석 방한 문제를 논의하며 한·미 동맹 강화에 견제구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시 주석은 문 대통령의 지난 2017년과 2019년 방중에 대한 답방으로 올해 상반기 중 한국을 찾기로 약속했지만,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사태에 연내로 방한 시기를 늦췄다.

그러던 중 왕 외교부장이 내주 한국을 재방문하기로 하며, 시 주석 방한 일정을 조율하기 위한 차원 아니겠느냐는 추측에 무게가 실린다.

일부에선 이번 왕 외교부장의 방한 이후 시 주석 방한까지 성사될 경우 한국이 중국에 내놓아야 할 '외교 선물'이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라며 우려를 제기한다.

한국 정부가 시 주석의 조속한 방한에 지나치게 목을 맬 경우 중국이 이에 대한 대가로 미·중 관계는 물론 한·미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막대한 사안을 요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외교부는 이번 왕 외교부장 방한에 대해 "코로나19 상황 하에서도 한·중 고위급 간 소통을 이어가면서 양국 관계를 한층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