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허가마스크 환불하면 블랙컨슈머? 소비자 분통
2020-11-16 11:19
이들 온라인 업체는 제조업체에 책임을 전가하며 환불을 거부하다 비판 여론이 확산하자 "예외적으로 환불해주겠다"며 말을 바꿨지만 아직까지 상당수 소비자들이 환불을 받지 못한 채 분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혼란은 장기화할 전망이다.
16일 현재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대형 온라인 업체와 무허가마스크 환불을 놓고 갈등을 빚은 경험담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한 글쓴이는 A 업체와 환불을 놓고 갈등을 빚은 경험을 공유했다. 무허가마스크 적발 사실이 공개된 지난달 말 A 업체는 "본인들은 상관이 없으니 직접 (제조업체에) 전화해서 해결하라고 한다"며 "매뉴얼대로 대응하시는 거겠지만 실망이었다"라고 적었다.
이 글쓴이는 "기사가 나간 후 고객센터를 통해 환불을 해준다고 한다. 본인들은 정품을 팔았으며, 구매자가 환불을 요청해서 예외적으로 환불해 준다고 한다"며 "정품은 맞으나 회수는 안해도 되고 폐기해도 된다고 한다. 앞뒤가 참 안맞지만 접수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글쓴이는 "1대1 문의 글을 남기니 번호 하나를 알려줬다. 직접 해결을 해주는 건가 했더니 제조업체 번호더라. 말 그대로 떠넘기기였다. 이틀내내 통화만 100통 넘게 걸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6일 만에 받은 답변에는 "'가짜마스크 유통기사로 저희쪽에서 구매하신 마스크 또한 가짜가 아닌가 불안하셨을 텐데요. 우선 저희는 정품제조사에서 납품받아서 판매된 상품입니다. 안심하고 사용하셔도 됩니다'라고 한다. 결국 환불을 안해준다는 얘기였다. 국민신문고에 넘길 예정"이라고 적었다.
식약처의 안일한 대처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한 글쓴이는 "식약처에 가짜마스크를 신고했더니 판매업체 또는 제조업체와 대화하라는 내용의 답변을 받았다. 환불받고 싶으면 알아서 하라는 것 아닌가?"이라고 분노했다.
식약처는 현행법상 온라인 판매업체에 환불을 강제할 구속력이 없다며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누리꾼들은 "답변만 보면 정상제품인데 소비자인 내가 환불해 달라고 우겨서 환불 받아내는 블랙컨슈머(제품을 구매한 후 고의적으로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소비자)가 됐다", "소셜커머스 믿고 구매했지만 마스크 제조업체랑 통화하라니 어처구니가 없다", "환불을 먼저 얘기하는 곳은 없다" 등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다.
판매업체와 식약처의 책임 떠넘기기에 지친 일부 소비자들은 '무허가 마스크 피해자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개설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환불 경험담, 환불에 필요한 절차, 신고처 등 환불에 필요한 정보들을 교환하고 있다. 이 시각 현재 이 오픈채팅방에는 수백명에 달하는 소비자들이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