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한·중·일 한목소리로 비판

2020-10-21 10:30
일본 매체, "졸속이 장래에 깊은 화근을 만들 것"
원희룡 제주지사, "오염수 방출 시 제소할 계획"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대학생 기후행동 서포터즈가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 철회를 위한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자국 내외로 뭇매를 맞는 중이다.

일본 매체 도쿄신문은 21일 ‘방사능 오염수, 만전의 안전대책이 서 있는가’라는 글을 통해 일본 정부의 이번 방침을 비판했다.

오염수는 지하수를 퍼 올리고 동토벽을 설치해 5년 전보다 40% 미만으로 줄어들었지만 방출 예정인 오염수는 123만 톤으로 도쿄돔을 가득 채우는 양이다.

매체는 오염수를 정화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를 사용해도 방사성 물질 트리륨(삼중수소) 제거가 어렵고 다른 방사성 물질도 여전히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또, "방사능 오염수 방출 관련 법령은 배출 시 농도만 규제하고 총량은 규제하지 않아 희석하면 얼마든지 바다로 흘려보낼 수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과거 화학공장 폐수 방출로 생긴 미나마타병 사례를 들면서 “관리 감독 규율을 정비해 피해 방지 구제책을 제시하고 해양 방출을 해야 한다”며 “졸속은 장래에 깊은 화근을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오염수 바다 방류 전 이웃 국가와의 협의를 강조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일본 정부가 주변국과 충분히 협의한 기초 위에서 대책을 신중하게 결정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자오 대변인은 일본이 자국민과 주변국 등에 대한 책임 있는 태도로 오염수 처리 방안을 다루고 투명한 정보 공개를 언급하며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방사성 물질이 유출돼 해양 환경과 식품 안전, 인류 건강에 이미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한국 정부도 추이를 지켜보는 중이다. 20일 외교부는 일본의 이번 방침에 대해 “아직 결정한 바가 없다”면서도 “정부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 보호를 최우선적 기준으로 삼아 일본 측의 오염수 처분 관련 활동을 지속 예의주시하고 국제사회와의 공조에 기반한 조치를 강구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일본과 가까운 제주도는 오염수 방출 시 국내외 재판소 제소 등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원희룡 도지사는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 정부는 (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준비를 당장 중단하라”며 “나아가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된 모든 정보와 자료를 투명하게 제공하고, 오염수 처리 방안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 정부가 이 요구를 거부하면 제주도는 그 오염수가 닿는 모든 당사자와 연대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것”이라며 “일본 국민들과 해당 지자체 주민들도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고 있다. 한일 연안 주민들을 대표할 '주민원고단'을 모집해 양국 법정에 일본 정부를 상대로 민·형사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국제재판소에도 제소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