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선 실패시 '사법 심판'?..."그가 재선에 목숨 거는 이유"

2020-10-18 16:18
성범죄 스캔들 무마부터 탈세·금융사기 의혹까지....'대통령 면책' 방패막이
"2조원 자산가가 낸 소득세, 달랑 88만원"...20년 납세 자료 분석에 사면초가

오는 11월 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할 경우 '사법 심판'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간 '미국 대통령' 지위를 이용해 막아왔던 자신을 향한 사법당국의 수사와 소송을 더 이상 막을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CNN은 "미국 뉴욕 맨해튼지방검찰은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기업인 '트럼프그룹'(Trump Organization)에 대한 광범위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하면 봇물 터지듯 추가 소송이 제기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CNN은 현재 트럼프 대통령 앞으로 성범죄나 성매매 등 성적 스캔들 무마를 위한 입막음용 돈 건내기 의혹에서부터 명예훼손, 세금 부정환급 등 탈세 혐의, 금융·보험사기 등 회사 자산 부풀리기 의혹 등 수많은 법적 공방 문제가 제기돼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방송은 "대통령으로서 제공받은 법적 보호 조치 중 일부라도 사라질 경우, 개인으로서 트럼프는 우선 탈세와 금융사기 가능성 등의 조사에서 전적으로 취약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탈세 문제는 법적으로 가장 첨예하게 문제가 되는 지점으로 꼽힌다. 

지난 2016년 대선 과정에서부터 관련 의혹은 끊이지 않았지만, 지난달 뉴욕타임스(NYT)의 관련 보도 이후 일각에선 향후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교도소에 갈 수도 있다고 전망할 정도로 '사면초가'의 위기로 몰아넣었다. 

현재 맨해튼지검은 해당 의혹을 광범위하게 수사 중이며, 트럼프 대통령 측에는 2011년 이후 8년치 납세자료를 요구한 상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소득신고자료를 공개하라는 요구에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대통령의 직무는 외부 감시로부터 완전히 보호돼야 한다"면서 "살인을 저지르는 등 극단적인 경우에도 대통령 재임기간에는 헌법상 '절대적' 면책 특권이 적용된다"고 주장 중이다.

이에 결국 지난 7월 연방대법원조차 트럼프의 면책 특권 주장이 과하다면서 뉴욕주 검찰 측에 2011년 이후 납세기록 제출을 명령한 판결을 냈지만, 여전히 대통령 면책을 이유로 공개를 미루고 있다.

이를 두고 워싱턴포스트(WP)는 "대법원은 대통령 직위를 '절대 왕정'과 같이 바라보는 트럼프의 관점이 미국 입헌민주제에선 존재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판결의 요점은 트럼프를 완벽하게 보호할 방패는 미국 제도엔 존재하지 않는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2조원 자산가가 낸 2년치 소득세는 170만원"...'사면초가' 트럼프
지난달 27일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전후인 지난 2016년과 2017년 연방 소득세를 한 해 750달러(약 88만원)씩 1500달러만 납부했다"면서 "최근 15년 중 10년 동안은 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 그룹의 20여년 간 세금 납부 자료를 확보해 "1990년대 초반 사업 실패로 입은 10억 달러의 손실을 핑계로 실제 세율 기준 1억 달러 규모의 소득세 납부를 피해왔다"면서 "그가 생애 처음으로 납부한 소득세는 2005~2007년 라이선스 계약 수익(1억2000만 달러)에 대한 7000만 달러"라고 지적했다.

이와 별도로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사업 손실을 이유로 환급받았던 세금인 7290만 달러를 놓고도 미국 국세청(IRS)이 10년 넘게 감사를 받고 있고, 4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개인 채무도 3억 달러에 이른다.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기준 트럼프 대통령은 부동산과 호텔업으로 21억 달러(약 2조4570억원)의 자산을 모았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전직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은 "이번 의혹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엄청난 허위 세금계산서, 사기죄 처벌, 벌금, 세금 사기까지 탄로날까 두려워할 것"이라며 "그는 금융거래 기록을 숨기기 위해 재임기간과 이번 대선에서 그렇게나 열심히 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존 켈리 전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은 전날 CNN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내 생애 만난 사람 중 가장 흠이 많은 사람"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방송에 따르면, 켈리 전 실장은 사적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심각하게 부정직한 면모에 경악했다"면서 "그의 모든 관계는 본질적으로 '거래'에 따른 것이라는 점이 무엇보다 한심스러웠다"고 말해왔다.

해병 장군 출신인 켈리 전 실장은 2017년 1월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함께 국토안보부 장관을 맡았다가 6개월 만에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옮겨 작년 1월까지 트럼프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서 보좌한 인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