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의 질주, 올해 그룹 내 판매 비중 ‘마의 벽 40%’ 깨뜨리나

2020-10-12 07:08
1~9월 글로벌 시장서 총 186만대 판매... 그룹 전체 판매서 39.9% 차지
남은 석 달 관건... 최근 실적 상승세로 기대감 높여

기아자동차가 올해 그룹 내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 마의 벽 40%를 깰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에도 국내외에서 브랜드 명성을 높이며, 위기에 강한 면모를 보인 결과다. 현실화되면 1998년 현대차가 기아차를 인수합병한 이후 첫 기록이라는 새 역사를 쓰게 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총 186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이를 포함한 현대차그룹의 같은 기간 총판매량은 446만대다.

이에 따라 올해 기아차의 그룹 내 판매 비중은 39.9%까지 치솟았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합쳐진 이후 최대 기록이다. 기아차는 현대차와 합병 이후 그룹에서 차지하는 판매 비중을 꾸준히 높여왔다.

그러나 2009년 32.8%에서 2011년 38%대로 급격히 증가했다가, 이후 지난해까지 37~38% 사이에서 머무른 바 있다. 10년 가까이 40%대 문턱에서 그 벽을 깨지 못한 셈이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특히 코로나19에도 지난 9월부터는 확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실상 지난 9월 미국과 유럽에서 현대차그룹의 성장을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3분기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판매량은 총 33만9586대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0.9% 성장했다. 올해 초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첫 분기 플러스 실적이다. 기아차가 실적을 이끌었다. 이 회사의 지난 9월 미국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4.4% 늘어난 5만5519대로 현대차보다도 많았다. 1994년 기아차가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9월 최대치이기도 하다.

유럽 시장에서도 올해 처음으로 두 달 연속 성장을 이뤄내는 데 기아차가 큰 공을 세웠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8월 유럽 시장에서 총 7만3391대를 판매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3.3% 더 팔았다. 기아차의 경우 8월 한 달에만 유럽 시장에서 3만7471대를 판매하며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8.7% 성장했다.

이는 전체적인 실적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 9월 국내 5만1211대, 해외 20만8812대 등 총 26만23대를 팔았다.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한 수치다. 올해 처음으로 국내외(국내 21.9%, 해외 7.7%) 동시 성장을 이뤄내며 거둔 성적표다.

올해 남은 석 달 동안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디자인과 제품력 등의 강화로 세계에서 브랜드 가치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차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야심작 ‘텔루라이드’가 대표적인 예다.

이 차량은 올해 ‘2020 월드카 어워즈(WCA)’에서 ‘2020 세계 올해의 자동차(WCOTY)’에 선정됐다. 한국 자동차 브랜드가 세계 자동차시장을 대표하는 WCA에서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WCA는 ‘북미 올해의 차’, ‘유럽 올해의 차’와 함께 세계 3대 자동차 시상식으로 꼽힌다.

이밖에도 기아차는 올해 세계 곳곳의 권위 있는 시상식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위상을 높이고 있다. ‘2021 독일 디자인 어워드’에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사용자 경험(UX) 특별상, ‘2020 러시아 올해의 차 시상식’에서 4개 부문 최우수상 등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차가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어 코로나19에도 올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낼 수도 있다”며 “미니밴 ‘카니발’에 이어 중형 SUV ‘쏘렌토’ 등 볼륨급 신차를 속속 출시하고 있는 만큼 업계의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기아자동차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텔루라이드’. [사진=기아자동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