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프로 보는 중국]2억6000만 中 Z세대 “한국여행, 이니스프리 좋아요"

2020-10-08 00:02
중국 Z세대 보고서... 세계 소비시장 이끌 '어린 큰손'
부유한 환경서 자라 거침없는 소비... 브랜드·애국 중시
올해 국경절 관광소비 주도... 韓 관광지 선호도 3위

‘스마트폰·5G폰 사용, 자유롭고 탄력적인 생활, 거침없는 소비, 뚜렷한 개성, 오타쿠적 성향과 상실문화·애국문화’ 즐김, 취미생활 중시’

중국 빅데이터 통계 업체인 Mob연구원이 최근 분석한 중국 Z세대 특징이다. 중국에서 Z세대는 1996~2010년대 생을 의미한다. 모바일에 익숙하며, 소셜미디어를 통해 각자의 삶과 생각을 공유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개성이 강하고, 중국 사회의 빠른 발전 속에서 치열한 경쟁에 지친 나머지 ‘상실문화’나 ‘불계문화’에 애착을 갖기도 한다.

아직까지는 소비시장에서 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는 않다. 그러나 이들은 부유한 가정환경에서 자라 씀씀이가 크고, 자신을 가꾸고 표현하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2억6000만명에 달하는 Z세대 소비 잠재력이 매우 크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자료=중국 Mob연구원]

◆中 인구 다섯명 중 한명꼴··· "높은 소비 잠재력"

Mob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중국의 X·Y·Z세대의 특징은 명확하다. Z세대는 자유롭고 탄력적인 삶을 중시한다. 가장 중요한 특징은 ‘오타쿠(宅), 상실(丧), 불계(佛)’ 성향이 강하다는 점이다. 오타쿠는 집에서 모바일기기를 통한 게임·만화·온라인쇼핑을 즐기며 휴식을 취하고,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상에서 진짜 자신을 표현한다는 의미다. 상실과 불계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무기력함을 느끼고 에너지와 열정을 상실한 문화가 생겨난 것이다. 직장과 일상생활에서 감정 소모를 원하지 않고 오로지 본인의 감정에 충실하다는 특징이 강하다.

반면 1965~1980년대 생인 X세대는 노동중심적 생활을 해왔고, 충성심과 애국심이 강하다. 주요 소통수단은 전화나 문자였고, 데스크톱 컴퓨터 세대다.

1981~1995년 생인 Y세대는 ‘워라밸(워크·라이프 밸런스, 일과 개인의 삶 사이의 균형)'을 중시하며, 사회에 불만을 제기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한 가지 직업에 국한되지 않고 두 가지 이상의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는 ‘멀티족’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 기기를 통해 소통하며 태블릿PC와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하다.
 

[자료=중국 Mob연구원]

세대별 인구 규모는 X세대가 3억7000만명으로 중국 전체 인구의 26.8%를 차지하고 있다. Y세대와 Z세대는 각각 3억4000만명, 2억60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24.2%, 18.5%를 차지한다. 

현재 중국 경제사회를 이끌고 있는 이들 3개 세대 중에서 소비시장에서 가장 관심을 갖는 세대는 단연 Z세대다. Mob연구원은 “Z세대의 1인당 월 평균 소득은 3501위안(약 53만원)으로 높진 않지만 집세 부담이 없고, 이 중 35%는 대학생”이라며 이들의 소비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자료=중국 Mob연구원]

◆올해 국경절 관광객 중 30%가 Z세대  

실제 Z세대는 올해 국경절 연휴 관광객 주력군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중국 알리바바 여행사이트 페이주에 따르면 국경절 연휴 기간 관광객을 연령대별로 보면 95허우(95後·1995년 이후 출생자)가 30%로 가장 많았다. 95허우가 국경절 연휴 관광객 주력군으로 떠오른 건 올해가 처음이다. 그 뒤를 90허우(26%), 80허우(25%), 00허우(7%)가 이었다. 1980년대 이전 출생 세대 비중은 모두 합쳐서 12%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이들의 선호 해외 여행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아직 해외여행이 제한돼 있지만, 앞으로 상황이 나아지면 Z세대 ‘유커(游客·중국인 관광객)’가 세계 각국 소비의 ‘큰손’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Mob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Z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해외 여행지는 태국이다. 2위는 일본, 3위는 한국이다. 아직까지 이들의 소득이 높지 않아 비교적 가까운 아시아권이 상위권을 차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4위와 5위는 각각 미국과 싱가포르다.
 

[자료=중국 Mob연구원]

◆'궈차오' 소비··· 국산 브랜드에 지갑 열어

Z세대 소비자의 가장 독특한 특징 중 하나는 '궈차오(國潮)', 이른바 ‘애국소비’다. 쑤닝금융연구원의 소비금융연구센터는 ‘Z세대 소비경향연구보고’를 통해 “중국 경제와 도시화가 급속히 발전하는 시기에 태어난 Z세대는 경제 성장의 특혜를 충분히 누려 대부분 물질적 부족을 겪지 않았다”며 “중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고 중국산 제품 선호도가 이전 세대에 비해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애국소비 성향은 휴대폰 소비에서 크게 두드러진다. Z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스마트폰 브랜드는 애플이지만, 상위 5개 선호 브랜드 중 애플을 제외한 4개 브랜드 모두가 중국 브랜드다. 구체적으로 Z세대의 약 18%가 선호하는 샤오미가  2위를 차지했고, 화웨이의 서브 브랜드 아너와 화웨이, 비보(vivo)가 각각 16%, 15%, 8%로 3~5위를 차지했다.

쑤닝금융연구원은 Z세대의 애국소비로 수혜를 얻고 있는 중국 브랜드로 스포츠 업체 리닝(李寧)과 후이리(回力), 사탕 브랜드 다바이투(大白兔), 보디케어 브랜드 류선(六神) 등을 꼽았다.
 

[자료=중국 Mob연구원]

◆'자기 가꾸기' 중시··· 의류·뷰티 제품 고를 때 브랜드 따져

소셜 커뮤니티를 통해 자신의 삶을 공유하고 개성을 표현하는 데 익숙한 Z세대는 뷰티나 의류제품에 대한 관심도 높다.

중국 아이루이왕에 따르면 소비 품목 중 의류의 비중이 높은 Z세대 여성이 전체의 60%에 달했다. 또 중국 빅데이터 분석 업체인 퀘스트모바일에 따르면 중국 화장품 관련 앱 사용자 중 절반 이상이 Z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Z세대는 의류·뷰티 제품을 구매할 때 브랜드를 특히 중시한다. 유명 브랜드가 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취향을 표현해주는 도구라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주목되는 점은 Z세대 여성들이 좋아하는 뷰티 브랜드 중 한국 이니스프리가 꽤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Mob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Z세대 여성이 가장 선호하는 뷰티브랜드는 맥(MAC)으로, 전체의 32.2%가 선택했다. Z세대 여성의 29.3%가 뽑은 이니스프리가 그 뒤를 이었다. 3위는 로레알(21.5%)이다.

의류 브랜드는 나이키와 아디다스 인기가 압도적이다. Z세대 여성 중 44.4%가 나이키를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로 꼽았다. 아디다스가 37%로 2위, 중국 국산 브랜드인 후이리도 26.7%로 3위를 차지했다.

Z세대 남성의 선호 브랜드는 나이키(52.6%), 아디다스(45.9%), 중국 국산 브랜드인 안타(安踏) 순이다.
 

[자료=중국 Mob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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