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연말까지 80일 전투"… 핵 전담 리병철-박정천에 원수 칭호

2020-10-06 09:20
김정은, 5일 제7기 제19차 정치국 회의 주재…80일 전투 강조
내년 8차 당대회 앞두고 정면돌파전 성과 도출 속도전 나서
'목함지뢰 사건 기획자' 지목 림광일 정찰총국장 대장 임명
김여정도 회의 참석…'공무원 피격' 남북 공동조사 언급 없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이후 6일 만에 북한 노동당 간부들을 재소집해 연말까지 ‘80일 전투’ 전개를 주문했다.

6일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전날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9차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고 올 연말까지 ‘80일 전투’를 전개할 것에 대한 책임적이며 중대한 결심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서는 내년 1월로 예고한 제8차 당대회를 앞두고 ‘80일 전투’를 벌이는 문제가 논의·결정됐다. 또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김 위원장이 당과 군대의 주요 간부들에게 군사칭호를 수여 하는 결정도 채택됐다.

단 최근 연평도에서 발생한 북한군의 남한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7일 북측에 해당 사건에 대한 공동조사를 위한 군사통신선 복구를 요청했다. 하지만 북측은 이날까지 9일째 무응답으로 대응하고 있다.  

통신은 ‘80일 전투’ 전개 문제와 관련 현 상황에서 새로운 공격전을 벌여야 할 주·객관적 요구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 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주재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가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6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통신은 “지금 우리 앞에는 품 들어 준비해온 당 창건 75돌 경축행사를 성대히 진행하고 새해 정초에 소집되는 당 제8차 대회를 자랑찬 투쟁성과로 빛나게 맞이해야 할 무겁고도 책임적인 과업이 나서고 있다”면서 “우리 당과 혁명발전에서 획기적 의의를 가지는 중대한 정치적 사변으로 될 당 제8차 대회까지는 80여 일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국 회의에서는 당 제8차 대회까지 남은 기간은 올해 연말 전투 기간인 동시에 당 제7차 대회가 제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수행의 마지막 계선인 것만큼 전당적, 전 국가적으로 다시 한번 총돌격전을 벌여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또 당 중앙위 정치국이 연말까지 전 당적, 전 국가적으로 80일 전투를 전개할 데 대한 ‘책임적이며 중대한 결심’을 내렸다고 부연했다.

통신은 “유례없이 엄혹한 올해의 시련과 난관들을 과감히 정면돌파해 값비싼 역사적 공적들을 이룩했다”면서도 “이룩한 승리와 성과에 도취해 만세나 부르며 기세를 늦추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직 우리 앞에는 무시할 수 없는 도전들이 버티어서 있으며 올해 안에 도달해야 할 투쟁목표들도 아름차게 놓여있다”고 덧붙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사업과 홍수·태풍에 따른 수해 복구사업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정면돌파전’ 관철을 위한 내적 역량 집중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회의에서는 ‘80일 전투’의 기본목적과 전투기간 견지할 주요 원칙, 이 기간에 수행해야 할 부문별 목표들이 제시됐다. 또 이를 철저히 관철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향과 방도들을 심도 있게 연구됐다.

또 전당, 전국, 전 인민을 80일 전투로 총궐기시키기 위한 전투적 구호를 제정하고, 당 조직들과 당원들에게 당 중앙위 편지를 보내기로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일 북한 평양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제7기 제19차 정치국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의 ‘80일 전투’ 결정은 대북제재·코로나19·수해 등 삼중고가 여전한 상황에서 내년 1월 제8차 당대회 때까지 눈에 띌 만한 성과를 내고자 속도전에 나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과거 북한은 단기간 최대 성과 도출을 목적으로 ‘100일 전투’ 등 전투적 사업 속도전을 전개한 바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당과 군대 주요 간부들에 대한 군사칭호 수여 문제도 논의·결정됐다. 핵·미사일 등 북한의 전략무기를 전담한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박정천 군 총참모장에게 원수칭호를 수여했다.

김 위원장이 천명한 정면돌파전과 코로나19 방역, 수해 복구 사업 등에 군이 동원돼 성과를 낸 것과 관련이 있는 듯하다.

김 위원장은 이들에게 원수 칭호에 대한 ‘공동결정서’를 전달하고 “당과 인민의 크나큰 신임과 기대에 높은 사업실적으로 보답하기 바란다”고 당부하며 축하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와 더불어 당 창건 75주년을 기념해 주요 간부들의 군사칭호를 올릴 것을 명령하기도 했다. 특히 과거 국가정보원이 2015년 8월 비무장지대에서 발생한 목함지뢰 폭발사건을 기획한 것으로 지목했던 인물인 림광일 정찰총국장, 군 단장 방두섭과 함께 상장에서 대장으로 승진했다.

김정식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과 지난해 제7기 제4자 전원회의에서 정치국 후보위원이 된 박광주는 중장에서 상장으로 올라섰다.

한편 이번 회의에는 최룡해·박봉주·김재룡 등 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최휘·김영철 등 정치국 위원, 후보위원들이 참석했다. 또 당 중앙위 해당 부서 부장과 제1부부장들이 방청으로 배석했다. 아울러 최근 2달여 만에 모습을 드러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도 이날 회의에 참석했다.
 

지난 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주재로 열린 노동당 제7기 제19차 정치국 회의에서 올해 연말까지 ‘80일 전투’를 벌이기로 결정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6일 전했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