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서 구입한 '5G 자급제폰' 개통 즉시 'LTE 요금제' 가입된다

2020-08-20 12:08
이통사, 5G 커버리지 확대 및 고객 유치 '총력'

삼성전자 5G 스마트폰 갤럭시노트20. [사진=11번가 제공]


11번가, 쿠팡 등에서 자급제 방식으로 구입한 5G 스마트폰을 아무런 조건 없이 LTE 요금제로도 즉시 개통할 수 있게 됐다. 비대면 시대에 온라인 채널을 통해 자급제 단말기를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희소식이지만, 이동통신 3사는 아직 5G 커버리지가 완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온전한 5G 고객 유치와 매출 증대에 부담을 안게 됐다.

2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이통3사는 21일부터 5G 자급제 단말기를 LTE 요금제로 공식 개통할 수 있도록 약관을 변경했다. LG유플러스는 전산 문제로 이달 28일부터 적용된다.

이번 조치는 최근 소비자단체와 국회를 중심으로 자급제 단말기 증가에 따른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이통3사가 '통신서비스 제도개선자문위원회'와 함께 마련한 개선책이다.

이통3사는 그동안 기업의 자유로운 영업활동과 이용 가능한 단말이 있다는 이유로 이전 세대로의 요금제 전환을 제한해 왔다. 주 생활지가 5G 커버리지에 해당하지 않는 고객들도 최신 5G 단말기를 사용하기 위해선 5G 요금제에 반드시 가입해야 했다.

하지만, 이번 약관 변경으로 기존에 쓰던 LTE 유심을 5G 단말기에 끼워 사용하는 유심기변에서 나아가 전산상 기기 변경 사실을 등록하는 확정기변도 가능해진다. 이미 기술적으로는 5G 단말기로 LTE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통신사 관계자는 "지난해 5G 상용화 이후 고객 유치 차원에서 LTE 요금제로의 전환을 제한한 것도 사실"이라며 "고객의 선택권이 늘어나는 만큼 더욱 차별화된 고객가치 혁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약관 변경으로 이통3사는 5G 가입자 수 늘리기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3G에서 LTE로 넘어갈 때 이용자들이 체감했던 확연한 속도 차이가 LTE와 5G 사이에서는 크게 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이미 자리 잡은 LTE는 요금제 종류도 5G보다 다양하고 저렴하다.

약관 변경이 온라인 자급제 단말기에 적용되면서 이통사를 통한 5G 스마트폰 구매 매력도가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공시지원금을 받거나 선택약정 할인으로 5G 스마트폰을 구매한 경우 4~6개월간 5G 요금제를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통3사는 LTE 요금제로 변경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위약금 관련 정산 프로그램도 정식으로 약관에 반영해 불확실성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다른 관계자는 "자급제 단말기 판매 증가는 이통사 매출은 물론이고 5G 상용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증강현실(AR) 글라스나 5G에 특화된 킬러 콘텐츠가 빨리 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통3사는 일선 유통망에서 5G 가입 신청 시 커버리지를 포함해 주요사항에 대한 고지도 강화하기로 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제도개선자문위원회 등을 통해 소비자단체 및 이통3사와 소통·협력해 산업 활성화와 이용자 이익이 조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