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성범죄 피해자 두고 "연약한 여인들"…정의 "그 발언이 위력"

2020-08-04 19:09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잇따른 더불어민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의 성 추문을 언급하면서 피해자들을 '연약한 여인'이라고 지칭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해당 발언은 김 위원장이 국회에서 열린 '위력에 의한 성범죄 근절'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는 도중에 나왔다.

김 위원장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차례로 나열하며 "지자체장들이 자기가 데리고 있던 비서들, 연약한 여인들에 대해 행한 성범죄란 게 상상하기 어려운 그런 것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안 전 지사의 성범죄를 폭로한 김지은 씨의 책 내용을 거론하며 "조폭문화 비슷하게 조직이 운영되기 때문에 가장 피해를 볼 수 있는 사람들은 연약한 여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을 두고 정의당은 논평을 통해 "김종인 위원장은 본인의 발언과 자세가 바로 위력인 것조차도 모르는 상태"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조혜민 대변인은 "위력에 의한 성범죄를 근절하길 진정 바란다면 피해자 탓 그만하고, 아무 말이나 해왔던 자신의 마이크 볼륨부터 줄이고 위력이 무엇인지 고찰하라"고 지적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