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당국 "백신, 속도 보다는 안전…100미터 달리기 아니다"
2020-07-30 17:22
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확보 및 개발과 관련해 속도보다는 안전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부 국가나 글로벌 제약사가 속도경쟁에 돌입하면서 자칫 부작용을 간과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30일 오후 충북 오송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백신 확보와 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이는 100미터 경주처럼 속도만 중요한 것이 전혀 아니다”며 “백신은 안전이 최우선이고 신중히 진행돼야 한다"고 했다.
권 부본부장은 국립보건연구원장을 겸임하면서 국내 백신 개발 컨트롤타워를 맡고 있다. 글로벌 백신공급 매커니즘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 협상과 관련해서도 우리 정부 수석대표다.
그는 “지금 전 세계는 백신 개발 그리고 선 구매 등 백신 확보에 각국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다급할수록 안전을 돌아봐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안전성을 평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다른 국가에서의 접종 상황을 지켜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권 부본부장은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야 하겠지만 개발된 예방접종이 다른 국가라든지 지역에서 이뤄지는 것을 관찰하는 것도 대안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면역력이 빨리 사라져 주기적으로 다시 맞아야 한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선 다양한 학계 반응이 있다며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권 부본부장은 “T세포(면역세포)에 저장‧기억돼 어느 정도 방어가 가능하다는 논지를 펴는 전문가들도 있고 일정 주기로 계속 접종하는 인플루엔자처럼 추가 접종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현재로선 숙제로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각국에서 백신 관련 임상시험 20여종이 진행 중이다. 러시아에서는 자체 개발한 백신을 9월부터 양산할 계획을 밝혔고, 영국 옥스포드대학교나 미국 제약사 모더나, 중국 시노백 등이 임상 3상에 막 들어가는 등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 정부는 백신개발 프로젝트를 '초고속작전'이라고 이름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