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위' 호건 주지사, "트럼프, 문 대통령 안 좋아한다 말해"

2020-07-17 07:34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문재인 대통령과 상대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한국 국민을 끔찍한 사람들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인 아내를 둔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의 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을 통해서다.

'혼자 싸우기'라는 제목의 이 기고문은 코로나19 확산 초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다가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자 주 차원에서 알아서 대응하라는 식으로 나왔던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호건 주지사는 기고문에서 지난 2월 7일 워싱턴DC에서 공화당주지사협회 만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했던 연설 내용을 소개했다. 전국주지사협회 회장인 호건 주지사는 한국인 아내 유미 호건 여사와 동석했다.

호건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을 상대하는 것을 정말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한국인들이 끔찍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왜 미국이 그동안 한국을 보호해왔는지 모르겠다'며 '그들은 우리에게 돈을 내지 않는다'고 불평했다"고도 했다. 당시는 미국이 방위비분담금 협정 체결 지연 속에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의 무급휴직 카드로 한국을 압박하던 시점이었다.

호건 주지사는 또 트럼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얼마나 존경하는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골프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얼마나 잘 지내는지에 대해서도 얘기했지만 코로나19에 대해 발언한 것은 기억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모국에 모욕을 퍼붓는 동안 아내는 거기 앉아 있었고 나는 아내가 상처받고 속상한 것을 알아차렸다. 아내는 나가버리고 싶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아내는 예의 바르고 조용히 앉아 있었다"고 적었다.

만찬 다음날인 2월 8일에는 이수혁 주미대사가 관저에서 전미주지사협회를 위한 만찬을 주최했고 문 대통령은 이 만찬에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호건 주지사는 "문 대통령은 유미가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얘기하고 나서 나를 '한국 사위'라 칭했다. 우리에겐 큰 의미였고 몇 달이 지나 그의 따뜻함이 메릴랜드 주민에게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지 알게 됐다"고 적었다.

4월 18일 한국에서 50만회 검사가 가능한 코로나19 진단도구를 공수한 일을 거론한 것이다. 호건 주지사는 진단도구 공수에 있어 문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 측이 얼마나 큰 도움을 줬는지 자세히 기술했다. 진단도구를 구입하는 데 900만 달러(약 108억원)가 들었지만 주 차원의 코로나19 대응에 28억 달러가 들 거라는 전망이 나온 점을 감안하면 그리 큰 액수가 아니라는 설명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