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처럼 구겨지고 방전 없는 차세대 전지 나왔다"

2020-07-14 14:05
고려대학교 연구팀 개발... 필요할 때 전해액 주입하는 기술이 핵심

국내 연구진이 장기간 보존할 수 있고, 종이처럼 구겨지는 신개념 예비전지(reserve battery)를 개발했다.

14일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김도현 연구교수와 김규태 교수 연구팀이 종이처럼 구겨지는 신개념 예비전지를 개발했다.
 

김도현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연구교수.[사진=고려대학교 제공]

웨어러블 기기의 등장으로 전력생산을 담당하는 전지 또한 유연성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플렉서블 전지에 대한 연구가 이뤄졌으며, 대부분 리튬-이온 전지에 집중됐다.

리튬-이온 전지는 오랜 시간 사용하지 않으면, 전기가 자연적으로 방전되어 결국 전기를 생산하지 못하게 되는 자연방전 현상을 피할 수 없다.사용빈도가 적은 비상용 손전등에 리튬-이온 전지를 탑재하는 건 비효율적이다.

예비전지는 평상시에는 활성화되어 있지 않다가 필요할 때 전지에 전해액을 주입해 전기를 생산하는 전지를 말한다. 이에 자연방전 현상을 피할 수 있다.

고려대 연구팀은 오랜 기간 보존할 수 있으며, 모양이 종이처럼 구겨지는 신 개념의 예비전지를 구혀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전지는 음극으로 알루미늄 금속을 사용하고, 양극으로는 탄소나노튜브와 셀룰로스(cellulose)로 이루어진 종이전극(paper electrode)을 사용한다.

구체적으로, 전지의 표면에 있는 구멍을 통해서 전해액을 주입하여 전지를 활성화 시킨다. 이 경우 전지가 공기를 연료로 사용해 음극으로 사용되는 알루미늄 금속을 수산화 알루미늄으로 바꾼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자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한다.

주입하는 전해액의 종류에 따라서 다양한 전압을 생성할 수 있으며, 바닷물을 주입해도 안정적으로 전력을 생성한다. 전지를 종이처럼 구겼을 때도 원래 상태와 똑같이 안정적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특성도 갖췄다. 플렉서블 기기, 해상구조용, 군용·재난용 비상전원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활성화된 플렉서블 전지로 LED 전구를 켠 모습[사진=고려대학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