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 넘었다…실적 회복세 접어든 이마트

2020-07-12 14:31
이마트 6월 총매출액,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
트레이더스·노브랜드·이커머스 성장 속 이마트 선방
7월 실적 향후 성장 바로미터…경쟁사 구조조정 수혜

[사진=이마트 제공]

이마트가 지난달 코로나19 타격에서 벗어나 본격 회복세로 접어들었다. 재난지원금으로 전통시장과 동네 중소형마트에서 장을 보던 소비자들이 재난지원금을 모두 소진하고 대형마트로 돌아오면서 이마트가 지난달 기대 이상의 실적을 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6월 총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한 1조1871억원을 기록했다. 순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1조803억원을 기록했다.

할인점(이마트)는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한 856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기존 매장으로만 평가하면 매출은 2.6% 줄었다. 숫자만 보면 마이너스 성장이지만, 올해 6월이 지난해 6월 대비 휴일이 3일 적었던 것을 감안하면 선방했다. 업계에서는 휴일 하루당 매출 신장 효과를 '+2%'로 본다. 휴일 3일을 보상 적용하면 실제로는 3% 이상 매출이 증가한 셈이다. 

창고형 마트 트레이더스와 노브랜드와 같은 전문점 등, 이커머스 부문 SSG닷컴은 매출이 크게 늘었다. 트레이더스는 전년 동기 대비 12% 신장한 2188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전문점의 매출도 10.2% 늘어난 975억원을 기록했다. SSG닷컴도 44% 고신장했다. 쿠팡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소비자들이 대거 SSG닷컴으로 옮겨갔다는 분석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트레이더스의 고속 성장에 대해 "축산을 비롯한 신선식품 매출이 1등 공신"이라면서 "병행수입, 해외소싱 상품 등 차별화 상품도 인기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대량 운영을 통한 초저가 전략이 통했다는 것이다. 가령 한우의 경우 대형마트 유사상품 대비 15~20%가량 저렴해 소비자들의 호응이 높았다. 

할인점의 선방과 관련해선 "경쟁력으로 꼽는 그로서리(신선식품) MD를 중심으로 행사를 강화한 결과"라고 말했다. 실제 이마트는 코로나19 위기에도 1~4월 할인점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0.9%만 감소하며 양호한 수준을 이어왔다. 식품을 중심으로 객단가가 크게 상승하면서다. 그러나, 5월 재난지원금 영향으로 할인점 매출이 4.7% 역성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재난지원금 효과가 끝난 6월엔 2.6%(기존점 기준) 감소로 감소폭이 대폭 줄었다.

업계에서는 대형마트의 높은 고정비 부담을 감안할 때 이마트의 기존점 성장률 0% 회복은 긍정적인 신호라 분석하고 있다. 특히, 7월 실적이 하반기 실적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7월은 지난해와 휴일수가 동일한 데다가 재난지원금도 완전히 소진되는 시점이기 때문에 매출이 전년 대비 성장세로 돌아선다면 3분기에는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 보고 있다.

대형마트 경쟁사 폐점 반사이익도 톡톡히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오프라인 점포 구조조정에 한창인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의 폐점 점포는 모두 이마트와 인접한 경쟁상권 점포다. 이마트 대비 롯데마트는 기존점 성장률 -5%, 홈플러스는 기존점 성장률 -8%를 기록하는 등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만큼 향후에도 이마트와 인접한 점포가 폐점 대상으로 지목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주변에 경쟁사가 입점할 경우 기존점 매출은 10~20% 감소할 것으로 추정한다. 이를 토대로 경쟁사가 20개 점포를 구조조정한다고 가정할 시 기존점 성장률은 많게는 2.9%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산된다. 분기당 1%의 기존점 성장률 변동은 약 100억원의 영업이익 변동을 일으키는 만큼 이마트는 경쟁사 구조조정에 따라 약 1140억원 정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향후 기존 강점이었던 그로서리 부문을 더욱 강화하며 차별화 전략에 나선다. 지난달 선보인 이마트의 첫 미래형 점포 '이마트타운 월계점'에 그 전략이 녹아 있다. 월계점은 이마트의 수장인 강희석 사장이 주도해 바꾼 매장이다. 온라인 소비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반드시 오프라인을 방문해야 경험할 수 있는 그로서리와 테넌트(임대매장)를 전면에 내세운 테스트 점포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달 월계점을 직접 방문해 핵심공간인 식료품 매장을 둘러보며 "어려울 때일수록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혁신과 도전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다같이 노력하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