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니] 세라젬 체험형카페…“커피마시며 안마 받으니 지갑 열리네”

2020-07-03 09:36
3400원만 내도 50분간 온열기 등 체험 가능해…가심비 저격

세라젬 체험형카페 목동점 전경(왼쪽). 기자가 카페 안쪽에 위치한 체험공간에서 직원에게 자동척추온열기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용하는 모습.[사진=김태림 기자]



“열흘째 출근도장 찍고 있어요. 어차피 커피는 마시는데 안마도 받으면 좋죠.”

“점심시간에 진짜 휴식을 취하는 거 같아요.”

자동척추온열기와 안마기에 몸을 맡긴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이 같이 말했다. 2일 서울 양천구 오목교역 인근에 위치한 ‘세라젬 체험형 카페’는 오후의 나른함을 해소하려는 이들로 북적였다.

약 50평(100㎡) 규모의 카페에 들어서자 직원이 음료나 체험쿠폰을 선택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3400원에 판매 중인 음료 한 잔을 구입하면, 36분간 자동척추온열기를 체험할 수 있었다. 여기에 안마기를 15분간 추가로 이용할 수 있다. 체험쿠폰만 구매한 경우라면 1회당 4000원만 내면 된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면서 집 안에서도 건강관리와 피로를 풀 수 있는 홈 헬스케어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주변 지인들이 하나 둘씩 안마기를 사서 좋았다는 이야길 듣다보면 나도 구매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200만원~400만원에 달하는 제품을 선뜻 구매하기란 쉽지 않다. 광고를 통해 눈으로만 확인하고, 매장에서 잠깐 체험하는 것만으론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기 쉽지 않은 금액이다.

홈 헬스케어 전문기업 세라젬은 체험을 중심으로 한 독특한 마케팅 기법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건강차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인근 주부, 직장인, 가족들이 이용할 수 있는 카페형 체험매장을 오픈한 것이다. 소비자들은 언제든지 카페에 방문해 음료 한 잔을 마시면서 제품을 충분히 경험한 뒤 구매를 결정할 수 있다. 내돈을 지불하고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부담이 없다.

세라젬 목동 직영점 점장은 “단골 손님들이 많다. 오전엔 인근에 거주하시는 주부들이, 점심엔 직장인, 저녁엔 가족들이 많이 오시는데 음료 한 잔을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며 안마를 받다보면 피로가 풀린다고 얘기해주신다”고 말했다.

실제 카페를 방문한 손님들 중 대부분은 익숙한 듯 점원에게 인사를 건냈다. 어떤 손님은 커피를 주문한 후 자연스레 안마기에 앉아 손쉽게 조작버튼을 눌렀다.

한영자(76·여·가명)씨는 “3년전 허리 수술을 받았는데도 디스크와 협착증(심장의 판막 등이 좁아지는 병) 등으로 고생 중이다. 안마기 구매를 고민하고 있었는데 최근 지인들이 커피를 마시면서 편하게 안마기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며 여길 추천해줬다. 대림동에 사는데도 열흘간 꾸준히 방문 중이다”고 했다.

직장인인 박소담(30·여·가명)씨도 “점심시간을 이용해 쉴 수 있는 카페를 찾아다니는 편”이라며 “오늘은 업무상 근처에 왔다가 호기심에 방문해봤는데 점심시간 피로를 풀고 싶은 직장인이 이용하기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손님들이 카페 안에 비치된 안마기를 이용하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왼쪽). 기자가 안마기를 이용하기 위해 리모컨을 조작하고 있다.[사진=김태림 기자]



기자도 체험공간에 들어가 봤다. 첫 인상은 ‘고급스러움’이었다. 온열기를 체험할 수 있는 방이 1인실과 2인실로 나눠져 있었고, 직원들이 손님 한 명 한 명을 차례로 상대하며 체험을 도왔다. 5000원 정도의 금액을 내고 이용하기엔 ‘가심비(가격 대비 만족도)’가 좋았다. 기자가 이용한 온열기는 최근 출시된 ‘세라젬 마스터 V4’였다. V4에 눕자 직원이 허리나 어깨 등 불편한 곳과 원하는 강도를 물어봤다.

허리와 목을 중심으로 한 마사지가 시작됐다. 동시에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와 졸음이 밀려왔다. V4 안에 스피커가 포함돼 있어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과 연동해 원하는 음악을 선택할 수 있다. 또 앱을 통해 남은 마사지 시간을 확인할 수 있으며 실시간으로 마사지 부위를 확인할 수도 있었다.

목동점 점장은 “보통 평일엔 60명, 주말엔 130명 정도 손님들이 찾아온다. 집이 좁아서 사지 못하거나 구매 후 자주 사용하지 않을 것 같은 분들도 많이 방문하신다”며 “이런 분들을 위해 10장짜리 쿠폰도 판매한다. 가격과 상관없이 원하는 음료를 선택하고, 75분간 온열기를 이용할 수 있어 손님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카페 안쪽에 위치한 체험공간.[사진=김태림 기자]



한편, 세라젬은 지난해 4월 목동점을 시작으로 서울 신사점, 잠실점, 왕십리점, 반포점 등 수도권에서 5개의 체험평매장을 오픈했으며, 부산 센텀점, 대구 수성점, 광주 상무점, 울산 삼산점, 전주 예수병원점, 창원 상남점 등 비수도권까지 1년 만에 총 1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세라젬에 따르면 지난해 세라젬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21.7% 증가한 3438억원, 영업이익은 6.3% 늘어난 753억원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도 좋다.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약 4배 증가했으며, 제품 판매량은 약 3.5배 늘었다. 3월 대비 4월 매출액도 약 3배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