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법인회원 영업제한에 '발동동'

2020-06-11 05:00
앞으로 이용액 0.5%초과 이익 제공 못해
양사, 이용 실저 비중 높아 수익에 악영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앞으로 카드사가 법인회원에 캐시백 등 과도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지 못하게 되면서 카드사들의 실적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 신용카드 이용실적 중 법인카드 이용실적이 많은 일부 카드사의 향후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년부터 카드사는 법인회원에 이용금액의 0.5%를 초과하는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지 못한다.

경제적 이익에는 캐시백과 같은 현금성 마케팅은 물론 기금 출연, 연수·행사 지원, 전산시스템 유지·보수 등 카드사가 법인카드 회원에게 제공하는 혜택을 모두 포함한다.

또 카드사가 법인회원 모집이나 신용카드 발급·이용을 위해 지출하는 비용과 법인 회원에게 주는 경제적 이익을 합산한 총 비용이 법인회원에게서 거둬들이는 연회비, 수수료 등 총수익을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

그동안 카드사는 결제 금액이 큰 법인회원을 유치하기 위해 출혈 마케팅을 해왔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개 신용카드사가 법인카드 고객사에서 받은 연회비 수익은 148억원인데 돌려준 이익은 4165억원에 달했다. 28배나 많은 수익을 제공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카드사가 법인회원에 제공하는 마케팅 비용이 결국 일반 가맹점 수수료로 전가된다고 보고 이 같은 관행에 제재를 걸었다. 

이에 법인회원 이용실적 비중이 큰 우리·롯데카드 등이 수익성에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 신용카드 이용실적 가운데 법인카드 이용실적 비중은 우리카드가 23.7%로 가장 많았다. 롯데카드가 19.52%로 2위다.

이어 하나카드(17.4%), 현대카드(16.15%), 삼성카드(14.13%), KB국민카드(12.58%), 신한카드(11.5%) 순이었다.

구매전용 카드를 포함하면 롯데카드가 32%, 삼성카드가 19%로 상승한다. 구매전용카드는 기업 간 거래에서 납품업체와 구매업체 간에 어음이나 외상 거래를 대신해 쓰이는 결제 체계다.

카드사가 법인회원에 경제적 이익을 주지 않으면 법인회원들은 굳이 카드를 사용할 유인이 없기 때문이다. 가령 법인고객이 자동차를 구매할 때, 법인카드로 구매하는 대신 현금으로 구매해 할인을 받는 방식을 택할 것이란 설명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가 법인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경쟁력이 사라졌다”면서 “법인회원들이 당장 카드 사용을 줄이지는 않겠지만 새롭게 고객을 유치하기 어려워져 매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