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40% 역성장' 악화일로 美 경제...침체 방어·실업 대책 안간힘

2020-05-20 17:42
"-40% 역성장·경기침체" 가시화...발표마다 악화하는 美 GDP 전망치
경기회복 방법 놓고 팽팽히 대립...추가부양책 필요 vs 경제재개 먼저

코로나19 사태로 미국 경제가 '경기 침체'(recession)의 늪에 빠졌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이미 지난 1분기 연율 기준 –4.8%의 역성장을 기록했지만, 코로나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2분기 전망치는 발표마다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를 저지하기 위해 시행한 대대적인 봉쇄령은 미국의 소비와 생산을 멈춰 세웠을 뿐 아니라 대공황 이후 최악의 실업대란까지 불러왔기 때문이다.

◇"-40% 역성장" 가시화...새 발표마다 악화하는 美 GDP 전망치

19일(현지시간) 미국의회예산국(CBO)는 '2020~2021년 경제전망'을 공표하고 올 2분기(4~6월) 미국 경제성장률이 연율 기준 -37.7%(전 분기 대비 -11.2%)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분기 기준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마이너스 성장률이다.

CBO는 올 3분기 그간 억눌린 수요가 반등하며 미국 경제가 연율 기준 21.5% 급등할 것으로 봤지만, 올해 전체로는 결국 연내 마이너스분을 모두 회복하지 못해 '-5.6%'의 역성장을 전망했다. 내년 말까지도 코로나 사태 이전인 올해 초 수준을 회복하긴 무리로 보인다. CBO는 내년 4분기에도 미국 경제성장률이 2019년 4분기보다 여전히 1.6%p(포인트) 낮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경제 회복 속도는 매우 느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조차도 최악의 전망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앞서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은 2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무려 –42.8%까지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2분기 미국 GDP가 –39%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고, 바클레이스와 JP모건은 각각 –40.0%, UBS는 –32.0%로 내다봤다.

특히, 미국 경제계는 '코로나 실업대란'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고용은 미국 GDP 비중의 68%를 차지하는 미국 개인소비를 받쳐줄 뿐 아니라 사태 이후 쉽게 회복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미국의 실업률은 이미 3월 4.4%에서 14.7%로 급등하며 2050만개의 일자리가 감소했으며, 3월 중순부터 8주 동안에는 3650만명의 미국인이 실업수당을 청구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5~6월 사이 미국 실업률 정점이 20~25%에 달할 수 있다고 예고했고, CBO는 올 2분기 미국 실업률이 15.1%를 기록한 후 3분기 15.8%까지 치솟을 것으로 봤다.

CBO는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경제회복에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지만, 심각한 상태인 노동시장의 완전한 회복을 이끌지는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가부양책 필요 vs 경제재개 먼저"...'경제 불씨 살려라' 팽팽한 대립

끝을 모르는 경제 충격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 의회와 정부는 이미 4차례에 걸쳐 3조 달러에 걸쳐 대규모 경기부양법안을 시행했다. 이에 더해 지난 12일 민주당은 하원에서 총 3조 달러에 육박하는 5번째 경기부양법안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주정부에 1조 달러를 지원하고, 2차 재난지원금(1인당 1200달러. 가구당 최대 6000달러)과 주당 600달러의 실업수당을 2021년 1월까지 연장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추가 부양책을 통해 노동자들의 고용 보호 울타리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다만,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를 꺼리는 공화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상원에서 심의를 거부하겠다며 해당 법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힌 상태다. 대신 이들은 봉쇄 조치를 빠르게 해제하고 경제 재개 속도를 높이자고 주장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미국 각 주는 4월 말부터 봉쇄 해제를 시작했다. 20일에는 마지막까지 봉쇄 완화를 거부했던 코네티컷주가 1단계 경제 재개에 들어가면서, 미국 50개주 전역이 모두 부분적이나마 경제를 재가동에 들어간다.

19일 워싱턴포스트(WP)는 이에 따라 오는 25일 메모리얼 데이를 전후로 미국의 경제 활동 재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초기에 경제 활동을 재개한 일부 주들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는 집계도 나오면서 불안감은 여전한 상태다.
 

1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E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