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 롯데, 오늘 정기 임원인사...신동빈, '쇄신' 위한 물갈이 택하나

2024-11-28 09:24

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롯데물산]

롯데그룹이 28일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한다.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인사 시기를 앞당긴 것이다.  

롯데그룹은 이날 오전에 계열사 및 지주사 이사회를 각각 진행한 뒤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 개편안을 확정한다. 당초 12월 초에 예정된 인사였으나 계열사 실적 부진과 함께 그룹의 유동성 위기 이슈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빠른 결단 속에 대표들의 대거 교체가 전망된다. 

그룹이 지주사를 중심으로 비상 경영에 돌입한 만큼 4명 부회장단의 인사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부회장), 이영구 롯데웰푸드 대표(부회장),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HQ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부회장),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부회장) 중 김상현 부회장을 제외한 3명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특히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롯데3세' 신유열 전무의 승진이 점쳐지고 내년 3월 등기임원 임기가 만료 예정인 계열사 대표들의 행방이 주목된다. 

내년 3월 임원 임기 만료를 앞둔 롯데 주요 지주·계열사 대표는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부회장) △이영구 롯데웰푸드대표(부회장) △박윤기 롯데칠성 대표(부사장) △강성현 롯데쇼핑 마트사업부 대표(부사장) △남창희 롯데하이마트 대표(부사장)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전무) 등이다.

실적이 저조한 주요 계열사의 수장이 대폭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롯데케미칼은 그룹 유동성 위기설의 중심에 있었던 만큼 대표이사들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케미칼을 제외한 유통군에서는 롯데마트·쇼핑 대표, 롯데하이마트 대표, 롯데면세점 대표 등의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는 신 회장의 신임 속 타임빌라스 쇼핑몰 사업을 전개하는 등 이번에도 유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유열 전무는 1986년생으로 작년에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으로 승진했다. 올 3월에는 롯데바이오로직스 사내이사로, 6월에는 일본 롯데의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 사내이사로 초고속 선임되며 그룹 내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다만 바이오를 비롯한 헬스케어 신사업에 힘을 실었던 신 전무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해 자회사가 시장 안착에 실패하는 등 그가 1년 만에 승진 시 그룹 안팎으로 잡음이 일 수 있다. 

전체적으로 이번 인사는 위기 극복을 위한 '쇄신'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조직 규모를 축소하는 등 자구책 마련을 우선시할 것으로도 예측된다. 롯데그룹에서는 올 들어 롯데온, 롯데면세점, 코리아세븐, 롯데호텔앤리조트 등의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