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전국 지자체 최초 공공의과대학 설립하겠다"

2020-05-20 13:34
공공의료 강화방안 발표…감염병연구센터도 신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2월 2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경보 심각단계 격상에 따른 서울시 선제적 대응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시가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감염병 연구센터와 역학조사실을 만든다. 또 서울 감염병 대응단계 7단계로 세분화하고 지자체 최초로 공공의과대학 설립을 추진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0일 시청사에서 연 코로나19 사태 관련 브리핑에서 "감염병 대응 역량과 공공보건의료 체계를 획기적으로 강화해 보다 안전한 서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감염병으로부터 시민과 이들의 건강을 지키는 민간병원까지 보호해야 하는 것이 공공의료"라며 "공공의과대학이 설립되면 서울시 12개 공공병원과 다른 지방의 공공의료기관에도 인력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의대는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국민적 공감대가 확산된 공공의료인력 확충을 위한 조치다. 지자체 간 협력으로 공공의대를 설립, 운영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대학건물은 의료수요가 많은 서울에 두되 워싱턴, 와이오밍 등 5개주가 돌아가며 매년 10명씩 선발하는 미국 WWAMI 주립의대 연합 운영 사례를 모델로 제시했다.

박 시장은 또 서초구 원지동 종합의료시설 부지를 활용해 종합병원과 국내·외 공공의료 관련 R&D(연구개발) 기관을 설치·이전하는 등 '서울시 공공의료타운' 조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28일 서울시가 제안한 국립중앙의료원의 미공병단 부지 이전과 부설 감염병전문병원 신축을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추진하겠다는 뜻도 재확인했다.

박 시장은 올 하반기까지 서울시 자체의 '감염병연구센터'를 설립하고 관련 전문가들로 조직을 구성해 감염병 유행 예측과 대응책을 연구토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시에 '역학조사실'을 신설해 신속하고 전문적인 역학조사를 맡기고, 감염병 신속대응단과 자치구 역학조사관의 역량을 보다 획기적으로 강화키로 했다고 강조했다.

감염병 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공공의료인력 확보는 당장 시작하기로 했다. 올 하반기까지 보건소별로 감염병 전문의사를 1명씩 배치하고 내년부터 시립병원 감염내과, 호흡기내과에 13명을 충원한 후 순차적으로 늘려가기로 했다.

12개 시립병원은 감염병 대응 맞춤병원으로 특화한다. 서울의료원과 보라매병원, 서북병원엔 감염병 특화센터를 만든다. 나머지 9개 시립병원은 감염병 위기상황 발생 즉시 감염병 치료병상으로 전환할 수 있는 체계로 바뀐다.

박 시장은 또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인 정부의 감염병 대응단계를 서울시의 상황에 맞게 세분화해 '경계'와 '심각'을 각각 1·2단계로 나누고 '회복기' 단계를 따로 만들어 7단계로 나누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방역물품을 시 차원에서 비축해 감염병 재확산에 빈틈없이 대처하기 위한 서울시 재난관리자원 통합비축창고 일명 '서울의 방주'를 만들겠다"며 "많은 감염병 전문가들이 올 가을 2차 대유행의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2차 재유행을 대비한 준비도 철저히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