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태원 클럽 간 손자로부터 할머니 확진…방역당국 “2차 감염자 40%가 무증상” (종합)
2020-05-11 16:18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 86명…13일까지 대폭 증가 추정
“1~2명에 의한 유행 아냐…신천지만큼 파급력 높을수도”
“1~2명에 의한 유행 아냐…신천지만큼 파급력 높을수도”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나타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집단발병이 젊은층에서 고위험군인 노년층으로 퍼지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11일 오후 충북 오송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집단감염은 젊은 연령에서 노출이 많아 증상이 없거나 경미한 반면에 왕성한 대외활동을 하고 있어 지역사회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환자를 신속하게 찾아내서 지역사회로의 2차, 3차 감염을 차단하고, 나아가서 이러한 전파가 고위험군들에게 전염돼 심각한 피해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앞서 방역당국은 이날 0시까지 발생한 신규 확진자 35명 중 지역사회 감염 사례인 29명이 모두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발생과 관련된 환자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12시간 만에 확진자 14명이 추가로 확인돼 이태원 클럽 관련 누적 확진자는 총 86명으로 집계됐다.
클럽을 방문해 감염된 사람이 63명, 이들로부터 2차 전파된 환자가 23명이다. 아직까지 3차 전파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86명 중 78명은 남성, 8명은 여성이다. 연령별로는 20대가 58명으로 가장 많고 30대 18명, 40대와 50대 각각 3명, 60대 이상 1명이다. 이날 오전 경기 인천시에 따르면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손자의 접촉자로 분류됐던 80대 할머니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정 본부장은 “지역사회 감염으로 노출이 되신 고령 한 분이 계시는데 그 분의 위중도는 제가 아직 듣지는 못했다”며 “20~30대 젊은 층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아직은 위중한 사례는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확진자의 34.8%가 무증상 확진자라는 점에서 무증상자에 의한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우려했다. 특히 지역사회에서 감염된 23명 중 9명이 무증상으로 나타났다. 약 40%가 무증상인 것이다.
정 본부장은 “환자를 신속하게 찾아내 지역사회로의 2‧3차 감염을 차단해야 한다”며 “2‧3차 전파로 인한 확산을 최소화하려면 이번 주가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아직까지 검사에 응하지 않고 있는 이태원 클럽 출입자들에게 적극 협조를 호소했다.
그는 이어 “이태원 클럽들이 지난 2∼6일 운영된 점과 코로나19의 평균 잠복기를 고려하면 지난 7일부터 오는 13일 사이에 발병이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이태원 유흥시설을 방문하신 분들은 이번 주, 특히 오늘과 내일 신속하게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요청했다.
또 방역당국은 이번 집담감염 사례에 대해 “1~2명이 이 유행을 전파했다고 판단하지 않는다”고 했다.
정 본부장은 “노출 확진자들의 패턴을 계속 분석하고 있다”며 “(이들은) 방문한 클럽의 종류도 다르고, 방문한 날짜도 다르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면밀하게 분석을 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성소수자) 커뮤니티 내에서 소수의 감염이 있었고, 문을 닫았다가 연휴에 클럽이 다시 열리면서 약간 증폭됐다고 보고있다”며 “어느 정도의 감염원이 초기에 있었는지는 아직 특정화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 본부장은 이번 집담감염 사례가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신천지만큼의 파급력이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현재 명부로 파악한 이태원 5개 클럽 방문자 숫자는 5517명이고 이 중 2405명이 현재 서울시를 통해서 통화가 된 상태이며, 3112명은 연락처가 허위거나 받지 않고 있다.
정 본부장은 “파급력은 아직까지 신천지 교회 발병률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잠복기가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좀 더 면밀하게 살펴보고 조사를 해야 비교가 가능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밀폐된 공간에서 굉장히 밀접한 노출과 또 마스크를 쓰지 않았기 때문에 개인 간의 비말이나 접촉으로 인한 노출이 많았을 것으로 보고 양성률, 발병률이 어느 정도는 높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