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코로나로 일정 연기·변동 행사만 1200개... 업계 타격 어쩌나

2020-04-23 15:20
CES아시아·MWC상하이 등 굵직한 국제 행사 취소 및 연기
향후 개최 여부도 불투명... 업계 타격 우려에 온라인 개최도 다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중국 내 개최 예정이었던 약 1200건의 전시나 행사 일정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에는 국제 행사도 수백여건 포함돼 각 업계에서는 비즈니스에 타격이 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시마케팅기업 넥스나인에 따르면 이달 21일 기준 올해 중국에서 개최하기로 했던 전시·행사 중 일정이 연기되거나 변경된 행사는 1171건에 달했다. 코로나19 여파다. 취소된 행사도 19건이나 된다. 총 1190건의 행사 일정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이 중엔 기대를 모았던 굵직한 행사도 여럿 있다. 가장 최근 취소 여부를 알린 행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상하이2020’이다. 앞서 21일 MWC 주최 측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각국 입출국 제한 등의 상황과 국제적 우려를 감안할 때 'MWC 상하이 2020'을 당초 예정대로 개최하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취소 소식을 전했다.

MWC 상하이 2020은 오는 6월 30일부터 7월 2일까지 중국 상하이 신국제엑스포센터(SNIEC)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다. 올해 마련되는 500여개 전시관에는 화웨이, 차이나텔레콤, CICT, 오포 등 중국 기업 외에도 에릭슨, 퀄컴 등 글로벌 기업이 절반가량 이름을 올리며 업계 기대가 모아졌었다.

그런데 이날 공지엔 이미 MWC 상하이 2020에 참가 신청을 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보상정책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게다가 GSMA는 지난해 12월 MWC 상하이와 관련 세부 내용을 공개한 이후 이달 초까지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기업과 관계자들의 참가신청을 받아왔다. 업계에서는 너무 늦은 대응 조치가 아니냐는 불만이 제기되는 등 논란을 빚기도 했다.

6월 상하이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아시아판 CES(국제가전전시회)'는 일찍이 행사 개최 시기를 연기했다.

CES 주최측인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는 지난달 10일 성명을 통해 ‘CES 아시아 2020’의 개최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CES 아시아는 CTA 주관으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매년 1월 열리는 세계 최대 국제가전전시회(CES)를 아시아 주요국과 기업을 위해 중국 상하이로 옮겨와 2015년부터 치르고 있는 행사다. 올해는 우리 기업인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를 포함해 화웨이, 하이센스TCL 등 중화권 기업들이 참가할 예정이었다. CTA는 구체적인 개최 일정은 추후 발표하기로 했다.

중국 최대 반도체 전시회인 '세미콘 차이나'는 당초 무기한 연기했던 개최 일정을 오는 6월 27일로 다시 확정해 발표했다. 원래는 상하이에서 3월18일 열릴 예정이었는데, 코로나19로 미뤄졌다가 중국 내 코로나19 진정세 속에서 6월 말로 개최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세미콘 차이나는 중국에서 매년 열리는 최대 반도체 전시회다.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각종 장비, 재료, 부품 신기술과 제조사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자리다. 지난해 세미콘 차이나에는 4000여개 부스를 운영, 총 1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았었다.

패션·뷰티 업계 관련 행사 취소·연기 사례도 다수다. 홍콩 글로벌 패션쇼와 상하이 국제 패션전시회, 저장성 뷰티&패션 전시회, 청두 뷰티박람회, 광저우 국제 뷰티엑스포 등이 취소되거나 미뤄졌다. 올해 초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커지면서 중국 뷰티·패션업계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던 국내 관련 업계들은 중국과 비즈니스 기회를 다시 잃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문제는 일정을 연기한 행사들의 향후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돼 각 나라간 이동이 제한됐으며, 이동이 가능하더라도 전염병 확산 공포가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이 아닌 국내 행사나 해외 다수 국가에서 열리는 행사마저 줄줄이 취소되면서 비즈니스 타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이에 따라 일부 행사는 타격 최소화를 위해 온라인 개최를 선언하기도 했다. 중국 최대 무역박람회인 중국수출입상품교역전(캔톤페어)과 중국국제와인엑스포, 베이징국제건강산업박람회 등이다.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MWC 행사 취소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