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AI 1등 강국 향해 민관 하나로 뭉쳤다... 1PF급 차세대 AI 반도체 목표

2020-04-23 13:13
세계 최고 AI 반도체 개발 위한 정부 사업 본격 착수... 민관 28개 기관이 역량 결집
SK텔레콤·SK하이닉스·퓨리오사AI·텔레칩스·넥스트칩 주도적 역할

정부, 기업(스타트업 포함), 학계가 2030년 인공지능(AI) 선도국가 달성을 위해 뭉쳤다. AI 하드웨어의 핵심인 지능형 반도체(NPU) 개발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기술 개발에 착수한다.

이번 사업은 지난 7일 공개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NPU '알데바란(AB9)'의 뒤를 잇는 국산 NPU와 차세대 메모리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서버·모바일·엣지·메모리 등 4대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 기술력과 독자적인 AI 반도체(NPU) 플랫폼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전문가 평가를 통해 총 4개 컨소시엄, 28개 수행기관이 선정됐다.

먼저 '서버' 분야에선 SK텔레콤, 퓨리오사AI, 오픈엣지, 서울대, SK하이닉스 등 15개 기관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8년에 걸쳐 총 708억원을 투입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에 탑재되는 NPU와 관련 인터페이스를 개발한다.

구체적으로 SK텔레콤은 에이직랜드, 서울과기대, 서울대, 한양대와 함께 AI 학습과 추론(실행)을 모두 처리할 수 있는 차세대 NPU를 개발한다. 구글 TPU를 포함해 현재 ASIC(전용 반도체) 형태로 개발되는 모든 NPU는 AI 실행에 특화되어 있다. AI 학습은 전력 소모가 많은 엔비디아의 전용 반도체(GPGPU)에 기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에 SK텔레콤 컨소시엄은 3단계에 걸쳐 NPU를 제작, 칩셋의 연산 성능을 현재 16~31테라플롭스에서 200테라플롭스(초당 200조회 연산)로 끌어올려 AI 학습과 추론에 모두 대응한다. 개발된 NPU를 활용한 AI 서버는 2페타플롭스(초당 2000조회 연산)의 성능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SK텔레콤은 외국 업체들의 NPU 개발 상황을 고려해 목표 수치를 조절해나갈 계획이다.

김윤 SK텔레콤 최고기술책임자는 "AI 반도체 세계 1위라는 정부의 목표에서 SK텔레콤이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선제적 기술 투자와 상용 서비스 혁신으로 메모리 강국 대한민국이 AI 반도체 분야에서도 선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퓨리오사AI는 포항공대, KAIST와 함께 '텐서플로(구글)', '카페(페이스북)', '아파치 MXNET(아마존)' 등 다양한 AI 알고리즘에 대응할 수 있고, 추론 성능을 극대화한 NPU를 개발한다. 300와트에 달하는 현행 NPU와 달리 퓨리오사AI의 NPU는 전력소모가 60와트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된다.

서울대는 SK하이닉스, KETI, 한양대, 알파솔루션즈와 함께 저장장치와 처리장치가 대용량 데이터를 3Gbps의 속도로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는 차세대 인터페이스를 개발한다. 또한 오픈엣지는 서울대, SK하이닉스, 딥엑스 등과 함께 HBM3(적층 메모리)를 대체할 차세대 메모리 인터페이스 개발에 나선다.

컨소시엄에서 개발된 NPU는 SK텔레콤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에 적용해 AI 실행 능력과 전력 효율을 검증받을 계획이다. 차세대 인터페이스는 국제 표준화를 추진하고 SK하이닉스의 차세대 메모리 컨트롤러 등에 적용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속적인 연구 지원으로 2022년 100테라플롭스, 2025년 200테라플롭스의 성능을 갖춘 NPU를 상용화하고 이후 2단계 후속과제를 통해 차세대 저전력 신소자를 발굴, 2029년 1페타플롭스의 성능을 갖춘 미래형 NPU를 완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AI 반도체는 AI 데이터 생태계와 반도체 산업의 신 성장 동력이다. 정부의 선제 투자로 민간 투자 활성화를 끌어내고, 관련 연구개발 성과를 민간에 공개해 차세대 PIM(처리장치+저장장치) 기술 개발 등 민간의 기술혁신을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모바일 NPU는 텔레칩스 컨소시엄이, 에지(말단) NPU는 넥스트칩 컨소시엄이 관련 사업을 수행한다. ETRI 컨소시엄은 인메모리 특화 프로세서 기술 개발에 나선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사진=과학기기술정보통신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