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이례적" 北매체, 김정은 위중설에도…트럼프 "우리는 모른다"

2020-04-22 09:00
北 노동신문, 김정은 동향 대신 자력갱생·정면돌파 강조
트럼프, 김정은 건강 이상설에 "모른다…잘 있길 바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변이상설에 21일 전 세계가 들썩였다. 그러나 정작 당사국인 북한 관영매체는 김 위원장의 동향보다는 ‘정면돌파전’ 강조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22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자력갱생의 정면돌파전 관철에 대한 기사를 비중 있게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말 당 중앙위원회(중앙위) 제17기 제5차 전원회의 이후 유지해온 보도 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신문은 이날 ‘자력갱생은 우리 당의 일관한 정치노선’이라는 논설을 통해 “자력갱생과 자립적 민족경제는 우리 식 사회주의 존립의 기초이고, 전진과 발전의 동력이며 우리 혁명의 존망을 좌우하는 영원한 생명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력갱생 노선은 우리 국가와 인민의 자주적 존엄을 굳건히 지키기 위한 가장 정당한 노선”이라며 “자기 힘을 절대적으로 믿고 자기 힘을 부단히 키워나갈 때 우리 국가의 존엄과 위상을 민방에 더 높이 떨칠 수 있고 사회주의 강국 건설을 성과적으로 다그쳐 나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또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회의 정신을 당 사업 실천에 철저히 구현해나가자’라는 특집 기사를 통해 방역 등 보건 분야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문은 현재까지 북한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는 것을 재차 언급하며 “지금 세계적으로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에 의한 피해는 약화되는 것이 아니라 날로 더욱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 조직들은 현시기 인민의 생명안전을 지키는 것을 가장 선차적이고도 중차대한 문제로 틀어쥐고 당 사업의 화력을 총집중하여야 한다”며 “당 조직들은 일꾼들과 당원들과 근로자들에게 당 정치국 회의의 사상과 정신을 깊이 심어주기 위한 사상 공세를 맹렬하게 벌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선중앙TV는 12일 전날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노동당 정치국 회의 현장 사진을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오른손을 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북한 관영 매체는 과거 김 위원장의 신변이상설이 제기됐을 때도 공개적인 대응은 하지 않았다. 대신 김 위원장의 공개 행보 사진을 싣는 등 ‘최고 존엄’이 건재하다는 사실을 우회적으로 드러냈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집권 후 첫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 금수사태양궁전 참배 불참으로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신변이상설이 흘러나온 지 일주일이 되는 현재 시점까지도 북한 매체의 김 위원장 동향 보도는 없는 상태다.

영국 주재 북한공사 출신이자 탈북민인 태구민(태영호·서울 강남갑) 미래통합당 당선자도 “김정은의 신변 이상설이 보도된 후 일주일이 넘은 지금까지도 북한이 아무런 반응을 내보이지 않고 있다는 게 매우 이례적”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앞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신변이상설에 대해 차분히 지켜봐야 할 듯하다”며 “우리 정부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북한 이상 징후에 대한 파악과 혹시나 모를 급변사태에 대해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한편 최근 김 위원장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다고 밝혔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 우리는 모른다. 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위중설을 언급한 CNN방송 보도에 대해선 “아무도 그것을 확인하지 않았다”며 CNN이 보도를 내놓을 때 그것에 너무 많이 신뢰를 두지 않는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정례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한 질문에 “우리는 모른다”며 “그가 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사진=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