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칸포비아’ 논란에… 中언론 “미국이 만들어 낸 조작”

2020-04-13 17:46
환구시보 사평 "美, 아프리카-중국 관계 악화 원해"
"광저우 조치는 방역 강화... 차별은 아니야"

“중국의 ‘아프리칸포비아’ 논란은 중국과 아프리카의 관계 악화를 부추기려는 미국 언론의 조작이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13일 사평을 통해 미국 CNN이 보도한 중국 내 아프리카인 혐오 현상과 관련 이 같이 역설했다.

앞서 미국 CNN은 중국 광저우에 거주 중인 아프리카 국가 출신 20여명이 심각한 인종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이들이 살고 있던 집에서 갑자기 쫓겨나거나 호텔, 식당 등에서 입장을 거부당하는가 하면 확진자 접촉이나 증상이 없는데도 임의로 코로나19 검체 검사를 강요받았다고 전했다.

CNN에 따르면 교환학생으로 광저우에 왔다는 기니 출신 티암은 지난 4년간 중국을 떠나지 않았고, 검사 결과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는데도 14일간 자가 격리해야 한다고 통보 받았다.

우간다 출신 교환학생은 “나흘간 먹을 음식도 없이 다리 밑에서 잠을 잤다”며 “나를 받아주는 상점과 식당은 어디에도 없다”고 토로했다.

베이징 주재 아프리카 대사 그룹도 지난 10일 중국 외교부에 공식 서한을 보내 광둥성 광저우에서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일부 아프리카인이 집에서 쫓겨나는 등 차별받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런데 환구시보의 주장은 이 같은 보도 내용이 중국과 아프리카의 관계를 망치려는 미국과 서방의 속셈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환구시보는 외국인들에 대한 광저우의 조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해외 역유입 확진자를 줄이기 위한 강화된 방역조치라고 강조했다.

사평은 “광저우의 역유입 확진자 중 아프리카 국가 사람들이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며 “강화된 조치는 모든 사람과 도시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것일 뿐, 아프리카인을 차별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한 주거 단지 앞에서 한 감시인이 자전거를 쌓아둔 통로를 지키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