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직격탄' 에어비앤비, 올해 IPO 물거품 되나

2020-04-09 15:24
최근 10억 달러 자금 조달에 10% 고금리 적용
"올해 안에 에어비앤비 IPO 불가능" 비관론도

세계 최대 숙박 공유업체 에어비앤비가 코로나19 충격에 휘청거리고 있다. 전 세계 관광업이 얼어붙으면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기업가치가 30% 넘게 곤두박질쳤다. 올해 상반기로 예상됐던 뉴욕증시 데뷔도 불투명해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회사 내부 사정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에어비앤비가 코로나19 충격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10억 달러(약 1조2200억원) 손실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세계 각국이 입국금지와 이동제한을 발동하면서 3월 초 에어비앤비 예약 건수는 1월 초에 비해 90% 넘게 급감한 것으로 집계된다.

몸값도 하락하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지난해 말만 해도 기업가치가 약 400억 달러 이상인 것으로 평가받았지만 최근에는 내부 기업가치를 260억 달러까지 낮추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30% 넘게 쪼그라든 것이다. 

자금조달 비용도 껑충 뛰었다. 에어비앤비는 지난 6일에는 사모펀드 실버레이크와 식스스트리트파트너스로부터 10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는데, 10% 고금리를 지불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유탄으로 자본조달이 크게 어려워진 상황을 방증하는 것이다.

3월에는 사내 화상회의에서 직원 해고 가능성도 거론됐다.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공동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는 관련 질문을 받고 "모든 게 테이블 위에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놓았다고 한다.

에어비앤비는 당초 올해 상반기 뉴욕증시 기업공개(IPO) 대어로 기대를 모았다. 기업가치는 310억 달러로 평가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에어비앤비는 구체적인 IPO 계획에 대한 언급을 삼가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올해 에어비앤비의 뉴욕증시 상장이 어려울 것으로 본다. 올블루캐피털의 매트 노박 파트너는 "방법이 없다"고 일축했다. 

현재 에어비앤비는 10억 달러 추가 조달을 검토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에어비앤비는 아마추어 보디빌더였던 체스키와 룸메이트 2명이 2008년 에어 매트리스를 대여하는 회사를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전 세계에서 수백만 호스트를 확보해 나가면서 세계 굴지의 숙박 공유업체로 성장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새 지출 증가율이 매출 증가율을 능가하면서 적자가 커졌다. 지난해 총비용은 53억 달러를 기록, 2017년 26억 달러에서 2년 새 두 배 넘게 불어났다. 같은 기간 매출은 26억 달러에서 48억 달러로 85% 증가에 그쳤다. 그 결과 에어비앤비는 지난해 총 6억74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최근에는 이사회로부터 비용 절감 압박도 높아지고 있다. 케네스 체놀트 전 아메리칸익스프레스 회장을 포함한 사외이사들이 이런 목소리를 주도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