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초격차 더 벌린다

2020-04-08 17:41
'갤럭시Z플립' 흥행…대중화 가능성 확인
하반기 신제품 3종 출시 라인업 대폭 확대
시장 지배력 강화 의지…수익성 개선 도모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 초격차를 확대한다. '갤럭시Z플립' 흥행으로 폴더블폰 대중화 가능성을 확인한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3종의 신제품을 선보인다. 코로나19 사태로 스마트폰 시장이 위축됐지만 폴더블폰을 앞세워 수익성 개선을 도모하겠다는 계획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6월 갤럭시Z플립의 5세대 이동통신(5G) 모델을 출시한다. 지난 2월 출시된 4G 모델과 달리 5G 모델만 늦게 출시되는 것은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갤럭시Z플립 5G 이어 '갤럭시 폴드' 후속작 준비 한창
갤럭시Z플립은 20~30대 여성층을 주요 타깃으로 기획됐다. 화면이 접히면서도 얇은 두께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5G 모뎀칩과 안테나 등을 내장하면서도 슬림한 디자인을 유지할 수 있는 설계가 관건이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당초부터 삼성전자는 갤럭시Z플립의 시간차 출시를 계획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 역시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글로벌 이동통신업계 경영진을 만나 이러한 로드맵을 설명한 바 있다. 경쟁사 화웨이의 폴더블폰 신제품 '메이트Xs'가 공개되기 전 제품을 출시해 시장 선점 효과를 노린 것이다. 4G 플래그십에 대한 수요가 있을 것이라는 의도도 적중했다. 

실제로 갤럭시Z플립은 삼성전자의 예상을 뛰어넘는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출시 직후 40여개 출시국 가운데 20여개국에서 초도 물량이 매진됐다. 패션 명품 브랜드 톰브라운과의 협업을 통해 내놓은 한정판은 삼성전자가 약세를 보였던 중국과 일본 시장에서도 높은 인기를 누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 후속작 준비에도 한창이다. 단일 모델로 출시된 전작과 달리 '갤럭시 폴드2(가칭)'는 복수의 모델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내부에서는 '위너(Winner)2'와 '챔프(Champ)'라는 2종의 프로젝트로 각각 개발하고 있다.

신제품에 대한 구체적인 사양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갤럭시Z플립과의 차별화를 위해 전작보다 화면을 키우는 방향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챔프의 경우 대화면의 몰입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스마트폰 최초로 카메라 구멍이 없는 100% 풀스크린을 구현할 예정이다. 해당 제품들은 오는 8월 하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노트20(가칭)'와 함께 언팩 행사를 통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 폴더블 격차 벌린다
삼성전자가 올해 폴더블폰의 라인업을 대폭 확대하는 것은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갤럭시 폴드와 갤럭시Z플립의 판매량이 당초 예상을 훌쩍 뛰어넘으면서, 폴더블폰이 주력 제품으로서 기능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폴더블폰 상용 제품을 내놓은 업체는 모토로라와 화웨이·로욜 등이 있지만, 삼성전자와의 격차는 상당한 수준이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서 1년 이상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다.

폴더블폰이 구원투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에 따라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도 역성장이 유력하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2월 스마트폰 출하량은 618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감소했다.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상대적으로 고가인 폴더블폰의 라인업을 늘릴 경우 평균판매단가(ASP) 상승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플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