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電 전망] 증권가 "삼성전자 2분기 부정적 영향 가시화"

2020-04-08 09:16

서울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아주경제DB]


삼성전자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1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반도체 부문의 구조적 개선이 호실적에 힘을 보탰다. 증권가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영향이 본격 반영될 2분기에 실적 악화가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85% 오른 4만9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 초반 5만20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5만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달 12일(5만800원)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다만 연초 이후 주가는 12.5% 빠졌다.

전날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매출액(55조원)과 영업이익(6조4000억원)을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보다 2.73%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으며 매출은 55조원으로 1년 전보다 4.98% 증가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부터 3분기 연속으로 시장 기대치를 넘어서는 실적을 기록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증권사들이 최근 예상했던 영업이익의 평균인 6조1000억원대보다 높았다. 매출액은 다만 예상 평균이었던 55조5000억원보다 다소 낮았다.

반도체 외에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 가전 등 다른 부문은 실적이 악화한 것으로 보여 1분기 실적은 사실상 반도체 효과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부문의 구조적 개선세가 예상을 능가하며 최근 낮아진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호실적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2분기에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며 스마트폰과 가전 등의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IBK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6만2000원으로 제시했다. NH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은 각각 6만6000원, 6만원으로 내놓았다. 이외에도 하이투자증권은 6만7000원으로 하향 조정했으며 대신증권은 6만8000원을 유지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되는 2분기에 오히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률이 확대될 것"이라며 "양호한 메모리 반도체 수급으로 삼성전자 주가 흐름이 타사 대비 견조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반면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스마트폰 판매 부진을 비롯해 글로벌 생산기지 셧다운, 전 세계 가전 유통망 중단 등 영향이 2분기 실적에 반영된다. 스마트폰과 TV, 생활가전 등 세트 사업부의 출하량 감소가 지난달부터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중국 시장 비중이 낮아 1분기에는 상대적으로 부정적 영향이 적겠지만, 2분기에는 미국·유럽 시장 중심 부정적 영향이 가시화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