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한 발…사스 억제제 개발 독일팀, 연구결과 발표

2020-03-23 18:1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증식에 관여하는 '주요 프로테아제(3CLpro)'의 입체 구조(3D architecture)를 독일 과학자가 밝혀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 뤼벡대의 롤프 힐겐펠트 교수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을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했다. 이 연구를 위해 단백질 분석 장비를 제공한 '헬름홀츠 베를린 재료 에너지 연구소(HZB)'는 별도의 논문 개요를 20일(현지시간) 온라인에 공개했다.

힐겐펠트 교수는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바이러스학자다. 2002~2003년 사스(SARS) 팬데믹 당시엔 사스 바이러스 억제제를 개발했고, 2016년엔 지카 바이러스의 프로테아제 구조를 해독해냈다.

바이러스의 기능 단백질 구조를 분석하는 것은 바이러스 억제제(inhibitor) 등 작용물질(active substance)을 개발하는데 매우 유용하다. 효소 등 기능 단백질 구조를 정확히 알아야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을 어디부터 시작할지 판단할 수 있다. 모든 단백질의 기능은 해당 단백질의 입체 구조(3D architecture)와 밀접히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이런 억제제는 바이러스에 중요한 작용을 하는 효소 등 특정 고분자물질의 목표 지점에 달라붙어 기능을 방해한다. 연구팀은 이번에 HZB가 보유한 'MX(고분자 결정학)' 분석기를 이용했다. MX는 미세 단백질 결정을 고광도 엑스레이로 분석하는 첨단 장비다.

단백질 구조의 복잡한 형태와 전자 밀도(electron density)는 자체 개발한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산출했다.

만프레트 바이스 HZB의 'MX 그룹' 책임자(박사)는 "(세상의 관심이 쏠린) 사안의 높은 관련성을 고려해 패스트 트랙으로 우리 장비를 쓸 수 있게 했다"라고 말했다.
 

고분자 결정학 기술로 밝혀낸 프로테아제 구조를 그래픽으로 만든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프로테아제는, 2개의 동일한 분자로 구성된 2분자체 형태를 띠는데 하나는 녹색과 자주색, 다른 하나는 회색으로 보인다. 활성 상태인 프로테아제 중심과 결합한 저분자(노란색)가 바이러스 억제제의 청사진이 될 수 있다. [사진=HZB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