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發 충격에 지준율 인하 군불 때는 중국

2020-03-12 17:39
리커창, 인민銀에 지준율 인하 장려..."중소기업 살리자"
"이르면 이번주내 지준율 인하 가능성"
"인민銀, 지준율 인하에 이어 금리 인하할 수도"

중국이 이르면 이번 주 안으로 은행권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를 추가로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2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리커창 중국 총리가 최근 주재한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중소기업 자금을 지원하는 은행을 위해 하루 빨리 지준율을 내려야 한다고 인민은행에 촉구했다.

구체적으로 상업은행의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대출 지원 확대, 자금조달 비용 인하 관련 정책은 물론, 코로나19 확산 방지 업무와 관련된 기업들이 조속히 조업 재개를 할 수 있도록 융자 비용을 낮추는 것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리 총리는 주식제은행의 지준율을 추가로 더 인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제은행을 특별히 따로 언급한 것은 이들 은행의 주요 고객이 중소기업, 자영업자이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중소기업은 중국 전체 경제의 약 60%를 담당하며 고용의 80% 정도를 책임지고 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직격탄을 입은 중소기업의 조업 재개가 늦어지면서 중국 경제 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늘려 조업 재개를 적극 지원할 뜻을 내비친 셈이다.

리커창 총리의 지준율 인하 발언으로 경기 부양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한층 더 커졌다.  지준율이 낮아지면 시중은행이 예치해야 할 돈이 줄기 때문에 그만큼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효과가 나타나 일종의 경기부양책으로 볼 수 있다.

리다샤오 중국 잉다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국무원 상무회의 직후 인민은행이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경기 둔화 압박에 직면한 인민은행은  이미 2018년 4차례, 2019년 3차례, 올 초 1차례, 모두 8차례 지준율 인하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현행 은행권 지준율은 평균 9.9%이지만, 지방 도시의 중소은행의 지준율은 실제로 6%까지 낮아진 상황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경기 둔화 속 기업들의 대출 수요는 여전히 왕성하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지난달 코로나19와 춘제(春節·음력 설) 장기 연휴의 영향으로 현재 중국 은행권의 위안화 신규 대출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인민은행에 따르면 2월 은행권 위안화 신규 대출이 9057억 위안(약 156조원)이었다. 이는 전달 3조3400억 위안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시장 예상 중간치인 1조1000억 위안도 밑돌면서 4개월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이에 인민은행이 지준율 인하에 이어 좀 더 강력한 경기부양책인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중국은 그동안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 부채 압박 등을 이유로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자세를 취해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딩솽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아시아 담당 애널리스트는 "인민은행이 당분간 지준율 인하와 1년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 인하를 교대로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달 지준율이 인하한 데 이어 다음 달 MLF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예금 기준금리는 2분기에나 인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을 시작으로 시작된 전 세계 금리 인하 대열에 중국도 사실상 동참할 것이란 얘기다. 

코로나19 사태로 성장률에 제동이 걸린 중국은 지난 달부터 잇달아 경기 부양책을 내놓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5세대(5G) 이동통신망 구축, 인터넷 데이터센터 건설 등을 필두로 한 '신(新) 인프라' 투자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을 공식화한 게 대표적이다. 중국의 각 지방정부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허베이성, 푸젠성 등 중국 내 9곳 성급 정부가 지금까지 33조8300억 위안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인민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