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역대급 성장 예상했는데"…1분기 IPO시장 반토막

2020-03-11 12:53
"장기화 시 2분기에도 부정적인 영향 줄 것"

최근 4개년 1~2월 IPO 기업과 공모금액 추이[사진=유진투자증권 제공]

[데일리동방] 올 1~2월 역대급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코로나 신종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 2분기 상황도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11일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2월 상장기업 수는 총 7개로 유가증권시장에 1개, 코스닥시장에 6개 기업이 상장했다. 이 중 신규상장은 5곳 재상장과 이전상장은 각각 1개씩이다.

공모금액은 총 800억원(1월 210억원, 2월 590억원)으로 과거 3개년 평균인 1922억원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 상대적으로 부진한 결과가 나온 이유는 신규상장사 5곳 중 3곳이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기업으로 이를 반영했기 때문이다.

스팩은 액면가(2000원)로 신주를 공모, 상장한 후 3년 내에 비상장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서류상의 회사다. 공모에 참여한 투자자들의 투자금은 M&A 전까지 금융기관에 예치된다. 또 재상장한 케이씨씨글라스와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위세아이텍 공모금액도 제외됐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이 진행되지 않아 공모금액 측면에서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올해 카카오뱅크, 호텔롯데 등 대어급 기업 상장이 예정돼 있다.

올해 1~2월 상장기업 수도 지난해 6개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2017년 10개, 2018년 13개 에 비해 적은 수준이다. 다만 박종선 연구원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연초 상장기업은 전체적으로 적은 수준을 유지하고 하반기로 갈수록 상장기업 수가 증가하는 추세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코로나19 확산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IPO를 준비하는 기업들이 일정을 미루는 등의 3월 IPO 시장 위축이 예견된 가운데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경우 2분기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4개 기업이 IPO 공모 일정을 연기하고 기존 계획을 철회했다. 심사승인을 마치고 코스닥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를 진행 중이던 센코어테크와 메타넷엠플랫폼이 지난 5일 공모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들 기업은 향후 6개월 내 IPO 일정을 다시 진행할 계획이다. 또 노프메타파마와 압타머사이언스도 공모 일정을 2주가량씩 미뤘다.

이에 유진투자증권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의 주가 지수 변동폭 확대된 점 ▲다수 인원이 모이는 기업설명회·기자간담회 등 취소에 따른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점 ▲기관 수요예측 참가율 하락에 따른 명확한 기업가치 반영이 어려운 점 등을 IPO 일정이 철회되거나 연기되고 있는 이유로 꼽았다.

박종선 연구원은 “코로나19 여파로 최근 기업들이 IPO 공모일정을 연기하고 기존 계획을 철회하면서 점차 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할 경우에는 2분기 IPO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지난달 상장한 레몬·서남·위세아이텍 등 3개 기업의 공모가 대비 평균 수익률(지난달 28일 종가 기준)은 14.7%로 양호한 수준을 보였지만 같은 기간 이들 기업의 시초가 대비 평균 수익률은 -5.61%로 부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