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방위비 연계 무기 구매 압박↑... "해병대는 바이퍼 구매 왜 안 되나"
2020-03-05 12:21
"유사 무기 체계 도입 피하며 우선 순위 조정 절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타결 지연으로 미국의 무기 구매 압박이 노골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압박으로 무기 구매를 피할 수 없다면 국내에 이미 운용 중인 중복되는 무기 체계가 아닌 것으로 우선 순위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골자다.
해병대 상륙기동헬기가 대표적이다.
해병대는 2023년까지 상륙기동헬기 28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상륙작전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 규모를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상륙공격헬기의 기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해병대는 AH-64E 아파치 급 공격헬기 또는 미 해병대가 운용 중인 AH-1Z 바이퍼급을 원하지만 예산 사정이 허용할지 미지수다.
군과 방산업계 관계자들은 "아파치나 바이퍼의 구매 가격이 높은 것도 있지만 이를 정비하는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며 "이런 문제로 해병대가 아파치와 바이퍼 구매를 강하게 요구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은 지상감시정찰기(J-STARS), SM-3 함대공 미사일, 해상작전헬기(시호크), 공군 전자전기, 아파치 공격헬기 등의 한국 판매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2일 북한이 20여 초 간격으로 연속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의 위협이 커지면서, 미국이 신형 유도형 다연장 로켓(GMLRS)의 한국 판매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GMLRS는 고기동 다연장 로켓 발사기(HIMARS)와 M270 신형 다연장로켓 발사체계(MLRS)에서 발사할 수 있는 무기체계다.
하지만 이미 우리 군은 신형 다연장 로켓 '천무'를 실전 배치해 운영하고 있다. 최대 사거리가 80㎞인 천무는 자동화된 사격통제체계로 60초 안에 12개 표적에 로켓탄 12발을 쏠 수 있다. 230mm급 유도탄과 무유도탄을 발사하며 130mm급 포드(POD)화탄과 미군 MLRS탄 발사도 가능하다.
게다가 우리 군은 이미 미국으로부터 1998년 M270을 도입했고, 2005년 신형인 M270A1을 실전 배치했다. M270은 '강철비'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1991년 걸프전에 투입된 광역 제압용 다연장 로켓이다.
유사한 무기체계를 지속적으로 구매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GMLRS를 미국에서 구매한다고 해서 바로 쓸 수 있는 게 아니다. 발사대 등 개량이 선행돼야 한다"며 "특히 GMLRS탄을 쏘기 위해서 사격통제장치에 대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부분에 대한 개량 작업도 따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