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부품 국내 생산으로 셧다운 해소 나서..반도체·배터리도 최악 상황 대비

2020-02-05 06:00
- 현대차 '셧다운' 해소 위해 국내 부품 조달 계획
- 반도체 업계, 원재료 확보에 만전..상황별 시나리오 짜고 대응

현대차 조립라인.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국내 산업계가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현대자동차는 해외에서 수급하던 부품 일부를 국내 공장으로 일시 대체해 위기 타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반도체와 배터리, 철강 등 기업도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대응에 나서는 분위기다. 

4일부터 현대차 울산 5개 공장은 순차적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 충남 아산 공장과 전북 전주공장도 한시적으로 문을 닫는다.

현대·기아차는 협력 업체가 중국 생산을 재개할 때까지 국내와 동남아시아 등에서 부품 조달을 확대하는 등 대응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에 납품하는 A협력업체 대표는 “중국에서 전혀 조업이 되지 않고 있어서 문제”라며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는 등 모든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현대·기아차와 함께 중국에 진출했던 기업의 국내 공장 역수출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이에 중국 사태가 단기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한국 자동차 산업 위기를 알리는 전초라는 경고도 나온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사태로 자동차 업체가 국내 공급망을 확보하려고 할 것”이라면서 “현재도 부품 업체는 영업이익률이 1%대로 낮은데, 국내에 공장을 만든다면 수익성 악화를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도체 업계 상황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일본 수출규제를 겪은 반도체 업계는 당분간 공장을 가동할 수 있는 재고는 확보됐지만 안심할 수 없는 단계다. 악화되는 중국 사태를 예의주시하면서, 원재료 수급에 나서고 있다.

중국 시안과 우시에 각각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공장은 휴일 체제로 생산 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에 대비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하고, 사업장 내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만전을 기하고 있다.

라인이 멈추면 최소 수백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반도체 업계는 확진자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대응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중국 내 상황을 일 단위로 예의주시하고 위기 대응에 나서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배터리 업계는 중국 정부 지침에 따라 LG화학 난징공장과 SK이노베이션 창저우 공장이 가동을 중단했다. 톈진, 시안 등 중국에 공장 3곳을 보유한 삼성SDI는 공장을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원재료 수급이 아직은 충분하다”며 “사태가 더 심각해질 수 있기 때문에 예의주시하면서 공장 가동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철강 업계는 중국 경기 침체로 철강 제품 수요 감소를 주시하고 있다. 한국, 중국, 일본은 세계 철강시장에서 동일화가 많이 진행된 단일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이번 사태로 철강제품 가격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철강 유통가격은 중국의 우한 폐렴 확대로 춘제 연휴가 연장돼 가격발표가 중단된 상황”이라며 “가격 발표 재개 시 단기적으로 큰 폭의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래픽=아주경제, 자료=각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