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전기차 급발진·화재 등 부정적 요소 최대한 줄여라

2024-03-14 20:47

지난해 말부터 전기차 판매가 줄었다. 전기차 보조금 감소, 충전전기요금 상승, 충전인프라 부족, 주행거리 부족 등 전기차와 관련한 부정적인 요소가 모여 하이브리드차 등과 비교해 가성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조만간 충전인프라도 더 좋아질 것이고 이른바 '반값 전기차'를 이루기 위한 노력이 더해지면서 전기차 가성비는 긍정적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전기차를 대신하는 하이브리드차 인기는 머지않아 다시 전기차로 회귀될 것이 확실하다. 탄소중립으로 가는 과정에서 이동 수단인 자동차의 탄소 중립 의무는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기차의 고민은 여전히 많은 상황이다. 본격적으로 전기차가 보급된 지 수년밖에 되지 않아 모든 과정이 새롭게 구축되고 있다. 실제로 겨울철 강원도 오지에 폭설로 전기차가 고립되어 있을 때 비상조치를 통한 구난·구조 방법이 마땅치 않다.

이 밖에도 전기차 정비 인력 역시 제대로 준비되지 않아 전기차 정비 비용이나 수리 비용도 매우 높다. 또한 전기차는 내연기관차 대비 다른 점이 있는 만큼 운전자가 확실히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나 아직은 준비가 안 된 문제도 있다. 

특히 최근 전기차와 관련해 가장 주목해야 하는 문제는 전기차 화재와 전기차 급발진이 꼽힌다. 우선 전기차 화재는 내연기관차 대비 발생건수가 높지는 않지만 화재 특성상 온도가 짧은 시간에 올라서 1000도까지 이르고 화재 진압이 길면 7~8시간 걸리기도 한다. 특히 바닥에 배터리가 있어서 화재가 확산되는 속도가 워낙 빨라 골든타임이 줄어드는 특성도 있다. 

그만큼 전기차 화재를 진압하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방증이다. 우리나라는 도심지 70% 정도가 아파트라는 집단거주지 특성이 강하다. 즉 함께 사용하는 공용주차장이 지하에 있고 당연히 충전인프라도 지하에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동용 수조 활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모든 조건이 열악해진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대책도 논의되고 있어 좋은 대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급발진 문제도 더욱 커지고 있다. 40여 년 동안 발생하고 있고 사망자도 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운전자가 자동차의 결함을 밝혀야 하는 특성 때문이다. 자동차 급발진 원인은 일부 미국에서 확인됐지만 전자제어 시스템 이상이나 알고리즘 오동작으로 추정되며, 사고 후 재연이 불가능하고 흔적이 남지 않는 특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전자제어 시스템이 더욱 가미된 하이브리드차나 전기차 등도 예외 없이 발생하고 있다. 

아직은 전기차 급발진 횟수가 정확히 조사된 것은 아니나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부분은 향후 대책에 더욱 어려움을 줄 수밖에 없다. 자동차 제작사의 더욱 확실한 대비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발생 이후 대안도 중요하지만, 예방 차원에서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방법이 가장 중요하다. 최근 테슬라나 도요타가 더욱 강화된 소프트웨어를 탑재하는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이른바 '킬 프로그램', 즉 셧다운 프로그램이다. 물론 우리 제작사도 노력하고 있으나 더욱 강화하여 근본적인 급발진 방지 대책이 요구될 것이다. 

전기차에 대한 화재나 급발진 등 문제점은 보급 활성화에 어려움을 가중하는 만큼 더욱 노력하여 확실히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이 구축되기를 바란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 [사진=김필수 자동차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