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車 수출단가 1년 새 16.3% 증가…유럽 인기에 KG도 15% '쑥'

2024-02-14 05:00

국내 완성차업계 대부분이 지난해 전기자동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군수 차량 등 수출에 힘입어 10%를 훌쩍 넘는 수출단가 성장세를 보였다. GM 한국사업장의 수출 물량은 크게 증가했지만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크로스오버 등 두 차종 수출에만 집중한 결과 단가는 소폭 늘었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수출액과 수출대수 모두 뒷걸음치며 5개사 중 유일하게 단가가 줄었다. 

13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완성차 5개사(현대자동차·기아·GM 한국사업장·르노코리아·KG 모빌리티)의 대당 평균 수출단가는 2만5619달러로 전년보다 9% 증가했다. 

업체별로 보면 기아의 수출단가가 1만9931달러에서 2만3180달러로 16.3% 증가하며 가장 큰 증가율을 나타냈다. 지난해 승용차 수출실적은 19만5194대로 전년 대비 14.5% 줄었지만 같은 기간 고가인 레저용 차(RV)는 26.2%, 상용차(CV)는 11% 늘어난 덕분으로 풀이된다. 특수, 군수 차량도 1911대 팔리며 단가 상승을 견인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에서 무기 수요가 늘면서 기아의 군수차량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소형 군사차량은 대당 2억원에 이른다.

KG 모빌리티의 수출 단가는 1만9336달러에서 2만2299달러로 15.3% 증가했다. 벨기에와 헝가리, 터키, 이집트, 스페인 등에서 토레스의 인기가 이어진 결과다. 현대차의 단가는 2만5723달러로 전년비 9.7% 증가했다. 5개사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제네시스와 전기차, SUV 등 판매가 늘어나며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아이오닉6의 수출 대수는 2022년 4394대에서 지난해 4만4909대로 10배 이상 늘었다. 아이오닉5 수출은 2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팰리세이드는 10만1343대에서 12만4093대로 22.5% 늘었다. 투싼과 GV80은 각각 29.6%, 18.1%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G70 수출도 20% 성장했다. 

GM 한국사업장의 지난해 수출대수는 42만9304대로 88.5%나 늘었다. 다만 다양한 모델을 수출하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트레일블레이저와 이보다 저렴한 트랙스 크로스오버 두 차종으로만 수출을 이어와 수출 단가는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르노코리아는 수출 대수와 수출액 모두 크게 줄어들면서 전년비 10.4% 감소한 1만7813달러의 수출단가를 기록했다. 

국내 5개사의 올 1월 수출단가는 2만5340달러로 지난해 평균보다 소폭 줄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올해는 전기차를 비롯한 자동차 수요 증가 속도가 더뎌질 수 있다"며 "중저가 모델 출시와 할인 정책이 잇따르며 가격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오닉6[사진=현대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