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Lab]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 '3대 변수'

2020-01-08 19:00

지난해 선진국 주식시장은 20% 내외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이머징 주식시장의 수익률은 절반에도 못 미쳤다. 선진국은 미국을 중심으로 보험성 금리인하 및 유동성 공급에 대한 기대가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반면, 이머징 주식시장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경기둔화 우려가 더 크게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결국 이머징 주식시장이 올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지 여부는 미·중 무역협상에 달려있다. 다행히 1차 무역협상은 타결이 공식 발표됐다. 사실 1단계 협상의 주요 내용인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와 중국 금융시장 개방 등은 이미 중국이 합의하기로 한 사항들이어서 합의에 도달하기가 쉬웠다.

관건은 이후 진행되는 협상이다. 2차 협상부터는 △중국의 기술이전 강요 근절 △지적재산권 보호 △시장 접근의 공정성 확보 등이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의제에 따라서는 합의가 1차만큼 쉽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오는 11월에 있을 미국 대선에 부정적 영향이 없는 한도 내에서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3단계 합의는 중국이 합의를 이행하도록 강제할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이는 중국이 가장 반대한 부분이어서 미국 대선 이후에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결국 올해 미·중 무역분쟁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또 다른 이슈가 11월에 있을 미국 대선이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는 경제 상황과 주가가 당선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현재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성적표와 주식시장 상황은 양호한 수준이다. 지금 수준의 성적표만 유지해도 대통령 재선 가능성은 크다. 다만 미 대선이 있던 해의 주식시장은 평균적으로 상반기까지 양호했다가 여름 이후 약해지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브렉시트'도 주목해야 한다. 지난달 영국의 조기 총선에서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보수당이 다수당으로 등극함에 따라 브렉시트는 이달 말 예정대로 이행될 전망이다. 이후 영국은 EU와 브렉시트 이후 관계를 새롭게 설정하는 '전환 기간'에 돌입하게 된다. 전환 기간은 올해 말까지이며, 6월 말까지 전환 기간 연장을 결정할 수 있다.

여기서 전환 기간 마감일인 연말까지 EU와 협상이 잘 진행되지 않거나 연장 여부가 결정되지 않을 경우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다시 커질 수 있다.

이같은 이슈를 고려하면 주식시장은 당분간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물론 북한이나 중동과 관련된 지정학적 이슈가 부각되고 있지만,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지 않는다면 단기 변동성 확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까지 주식 등 위험자산 위주의 포트폴리오가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할 것으로 판단되는 배경이다.
 

조한조 NH농협은행 펀드마케팅팀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