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Lab]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

2020-01-29 07:00

설 연휴 기간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확진자 급증과 추가 감염 우려로 금융 시장 변동성이 다시 큰 폭으로 확대됐다. 모처럼 상승 랠리를 달리던 국내 증시에 찬물을 끼얹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6~7년마다 한번씩 터지는 글로벌 바이러스 리스크는 증시뿐 아니라 경제 전반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과거 사례를 보면 2002년 말에서 이듬해 초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생과 함께 카드 사태가 겹치며 한국 증시는 급락했으나 이후 빠르게 회복했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터진 2015년 중순 국내 증시는 유럽 재정위기, 중국 증시 버블 붕괴, 경기 둔화 등 요인과 겹치며 회복에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현재 주요 금융기관들은 조정의 장기화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그러나 오는 2~3월까지 신종 코로나 확산 여부에 따라 이번 사태가 일시적 변수가 될지, 성장 둔화가 현실화할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차치하고서 타격을 가늠하기 어려운 바이러스 확산 초기에는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
 

지난 28일 오후 서울 명동 KEB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이에 최근 가격이 많이 올랐던 주식 자산이 있다면, 일부 비중 축소를 통한 위험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그러나 과거 바이러스 리스크 때 증시가 영향을 받은 기간이 3~4개월 정도였으며, 이후에는 이전 수준 이상의 회복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지나친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미·중 1차 무역합의 성사에 따라 경기 반등 기대감이 유효한 상황이고, 지난 수년간 기술주·인터넷·미디어 등과 같이 전염병으로 인한 직접적 영향이 크지 않은 업종의 주식시장 내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단기적인 이벤트보다는 기업들의 수출, 이익 개선의 방향성을 확인해야 한다. 펀더멘털이 변한 게 없다면 현재의 변동성은 중장기적으로 볼 때 매수의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

증시가 조정을 받는 상황에서도 금, 달러, 채권 등 오르는 자산도 분명 존재한다. 위기가 올 때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이 바로 포트폴리오 전략이다.

채권형, 주식형, 헤지 상품 등의 균형 있고 분산된 배분 전략을 활용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보자. 포트폴리오 내 상품을 선정했다면 투자 시기를 분산하는 것 역시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현금을 적정 수준 보유하고 있다면 변동성이 확대됐을 때 상대적으로 급락한 자산을 보다 싼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다. 올해와 같이 여러 변동성 확대 우려가 있는 상황에는 더욱 필요한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임은순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압구정PB센터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