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5일 대중국 추가관세 부과 유예?...트럼프 '입'에 쏠린 눈

2019-12-11 07:30
WSJ 보도..."美, 추가관세 부과 연기 검토 중...트럼프 결정만 남아"
커들로 "12월 관세 가능성 여전히 있어...원하는 조건 아니면 부과"

미국이 오는 15일 예정된 대중(對中) 추가관세 부과를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오는 15일 예정된 대중국 추가관세 부과를 연기하고 협상을 계속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이 추가관세 부과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은 미·중 양국이 당분간 협상 모드를 깨지 않고 이어가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오는 15일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과 1단계 무역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연간 1560억 달러(약 185조9520억원)어치 수입품에 15%의 추가 관세를 물리겠다고 경고한 날이다. 이에 따라 양국이 지난 10월 초 합의한 '1단계 무역합의'의 도출을 위한 사실상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져 왔다.

현재로선 미국은 관세 유예 대가로 중국 측에 미국산 농산물을 추가 구매하는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중국은 기존 관세 철회 규모에 연동해 농산물 구매를 늘리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WSJ에 따르면 양측 당국자들은 최근 들어 오는 15일이 '1단계 무역합의'의 마지막 시한이 아니며, 기간을 연장해 계속 협상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15일 관세를 일정 기간 보류할 가능성에 기대가 실리고 있지만 불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WSJ가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아직 남아있고, 양국의 협상이 실무자급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을 뿐 고위급 논의가 열흘 이상 진행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할 때 막판에 뒤집힐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15일 추가 관세가 시행될 수 있다고 밝혀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었다.

커들로 위원장은 이날 "15일 관세 부과는 아직 협상 테이블 위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종류의 협상 조건이 아니라면 15일 예정된 관세는 부과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커들로 위원장은 "관세는 적용될 수도 있고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아직 확실한 결정은 내려지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도 이날 "15일 관세가 예정대로 부과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더 중요한 것은 미국을 위해 좋은 협상이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스 장관은 지난주 "만약 양측이 그날까지 협상을 타결하지 못한다면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15일 대중국 추가 관세 강행에 대한 불안감으로 뉴욕증시는 이틀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이날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7.88포인트(0.1%) 급락한 2만7881.72에 마감했다. S&P500지수도 3.44포인트(0.11%) 내린 3132.52을, 나스닥지수는 5.64포인트(0.07%) 떨어진 8616.18에 각각 거래를 닫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