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눈 밖에 났나” 中징둥 회장, 정협 위원 사임

2019-11-08 16:48
시진핑 정부의 미움 샀다는 의혹 증폭

알리바바와 함께 중국 전자상거래업계 양대산맥으로 통하는 징둥(京東·JD)의 류창둥(劉強東) 회장이 중국 최대의 정치자문기구인 중국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직을 사임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중국 관영언론 신화통신의 인터넷판인 신화망(新華網)에 따르면 정협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류 회장이 개인적인 이유로 정협 위원직을 사임했다고 간략하게 발표했다.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류창둥 징둥닷컴 회장 [사진=인민망]

류 회장은 지난해 정협 위원으로 선출돼 임기 5년 동안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 및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특히 올해는 중국 정부가  경기 하방 압박 속에 과학기술 예산을 13%나 늘리는 등 기술과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정보통신(IT) 기업 거물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미국에서 성폭행 의혹을 받고 체포돼 이튿날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난 이후 양회는 물론, 모든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시진핑 정부의 눈 밖에 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번에 류 회장이 정협 위원직을 사임함으로써 중국 지도부로부터 배제됐다는 의혹에 더욱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또 류 회장의 정협 위원 사임으로 징둥의 실적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졌다. 

이에 징둥 측은 류 회장의 사건으로 징둥의 주가가 잠시 휘청했으나 이후 실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징둥은 올해 2분기 매출 1503억 위안(약 25조원), 순익 35억5900만 위안을 기록하며 8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9%, 순이익은 644%가 증가한 수치다. 징둥은 1분기 매출 1221억 위안, 순이익 33억 위안을 기록했었다.

다만 류 회장의 사임과 관련해서 징둥 측은 현재까지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