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대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 창업자 류창둥, CEO서도 물러나

2022-04-07 11:14
류창둥, 이사회 의장직은 유지...장기 전략 수립 집중

류창둥 징둥 창업자.[사진=인민망]

중국 알리바바와 전자상거래업계 양대 산맥으로 통하는 징둥(京東·JD) 창업자인 류창둥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7일 중국 정보기술(IT) 매체 36커 등에 따르면 징둥은 이날 쉬레이 징둥그룹 총재가 징둥 CEO로 승진해 일상 운영 업무를 맡는다고 이날 발표했다. 류창둥은 일상 경영 업무를 관두고 회사 장기 전략 수립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사회 의장직은 유지한다. 

사실 징둥 CEO 교체는 예고된 일이었다. 앞서 지난 2020년부터 류 CEO는 징둥물류 등 징둥그룹 계열사의 경영진 자리에서 물러났었다. 당시 일각에서는 류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려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었다. 마윈 전 알리바바 회장에 이어 황정 핀둬둬 창업자와 장이밍 바이트댄스 창업자를 뒤따른다는 관측이다. 

류 회장의 사임이 지난 과오 때문이라는 추측도 있다. 류 회장은 앞서 2018년 미국 미네소타대 경영대학원 박사 과정 중 학교가 제공한 숙소에서 중국인 여대생 강간 시도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증거 불충분으로 이튿날 곧바로 풀려나 중국으로 귀국했지만 현지 경찰은 류 회장이 미국에서 1급 성범죄에 해당하는 강간 혐의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해왔다.

하지만 결국 미국 검찰 측은 증거 구성에 큰 문제가 있다면서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그 이후 류 회장은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 및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는 물론, 모든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에 '시진핑 정부의 눈 밖에 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었다.

다만 류 회장이 회사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도 회사 의사 결정권은 여전히 그가 가지고 있다고 36커가 전했다. 징둥은 창업자 등에게 차등의결권을 허용하는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한 상태다. 지난해 텐센트가 보유한 징둥 주식 지분율을 기존의 17%에서 2.3%로 축소해 2대 주주였던 류창둥이 최대 주주로 올라섰으며, 현재 의결권도 전체의 76.9% 갖고 있어 회사에 절대적 영향력은 유지하고 있다. 

류창둥은 1998년 베이징에서 징둥이란 이름의 소매점을 창업한 후 2004년 온라인 쇼핑몰로 변신시키며 회사를 중국 2대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키워냈다. 6일 미국 포브스 집계 기준 류창둥의 개인 순자산 평가액은 128억 달러로, 전 세계 억만장자 순위 188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