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결국 법정行...공유경제 ‘찬물’

2019-10-29 19:35
"혁신 막는 격..제2의 우버 될라" 모빌리티업계 반발
서울개인택시조합 등 "즉각 타다 사업장 폐쇄해야"

이재웅 쏘카 대표가 '타다'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렌터카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 '타다'가 논란 끝에 결국 법정공방을 벌이게 됐다.

스타트업 업계는 공유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처사라며, 극렬한 반응을 보이는 한편 택시업계는 기세를 몰아 타다의 사업장까지 폐쇄해야 한다며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29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김태훈 부장검사)는 전날 이재웅 쏘카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 두 법인을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번 기소는 서울개인택시조합 전·현직 간부들이 지난 2월 '타다'가 불법 택시영업이라며 이 대표와 박 대표를 검찰에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택시조합 측은 운송업을 경영하는 자는 국토교통부 장관의 면허를 받아야 하는데, '타다' 측은 면허가 없기 때문에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쏘카 측은 렌터카 사업자의 운전자 알선에 대한 예외조항을 들어 타다 운행이 합법이라고 주장해왔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령은 '승차정원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자동차'의 경우 운전자 알선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타다를 렌터카가 아닌 콜택시(운송사업)로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타다가 스마트폰 앱을 통해 11인승 승합차와 운전기사를 이용해 면허 없이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운영하고, 자동차대여사업자로서 법률상 허용되지 않는 유상여객운송을 한 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현행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은 임차한 사업용 자동차를 유상으로 운송에 사용하거나 이를 알선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했다. 이 법은 또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하려면 국토교통부 장관 또는 광역자치단체장의 면허를 받거나 시·도지사에게 등록하도록 했다.

 

타다 가입자 현황표 [아주경제 그래픽팀]



모빌리티업계는 이번 검찰의 타다 기소가 ‘제2의 우버’가 될 것이란 우려다. 공유경제에 기반한 신사업과 혁신에 찬물을 끼얹는 조치라는 것.

앞서 검찰은 2014년에도 같은 혐의로 글로벌 차량공유업체 ‘우버’를 기소했다. 지난해 6월 1심에서 트래비스 칼라닉 대표이사는 벌금 2000만원을 선고받아 우버는 해외와 달리 한국에서만큼은 불법운행인 것으로 결론났다.

이재웅 쏘카 대표는 기소 당일 페이스북에 "우리나라에서 법에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고 경찰도 수사 후 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면서 "국토부도 1년 넘게 불법이니 하지 말라고 한 적 없다"며 부당함을 지적했다.

특히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인공지능(AI) 분야를 새 전략산업으로 키우겠다고 한 점을 들며 "(타다는) 현실에서 AI 기술을 가장 많이 적용한 기업 중 하나"라고 꼬집었다.

스타트업 업계를 대표하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도 29일 입장문을 통해 "승차 공유 모빌리티 스타트업은 국내에서 완전한 사면초가에 빠졌다"며 "타다를 통해 드러난 전방위적 압박은 스타트업 생태계를 질식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국내 스타트업은 여전히 기득권에 둘러싸여 정부·국회·검찰의 압박 속에 죽어가고 있다. 제발 숨통을 틔워달라"며 혁신을 촉구했다.

반면 택시단체는 타다에 대한 압박 수위를 한층 높였다. 이른바 '타다 금지법'을 발의했던 김경진 무소속 의원과 국철희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장 등은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타다는 즉시 사업장을 폐쇄하고 재판에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불법 유상 택시업체들의 위법성이 이번 검찰의 기소로 위법임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졌다"면서 "정부의 방관이 사태를 이 지경에 이르게 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지금이라도 대한민국 법질서를 조롱한 타다에 운행중지 명령을 내려야 하며, 이마저도 주저한다면 이는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했다.

쏘카 관계자는 "국민 편익 요구에 따라 탄생한 혁신 서비스가 바로 타다이다. 새로운 기술의 혁신이 매일 이뤄지고 있는데 규제와 법은 제자리걸음"이라면서 "일단 재판을 잘 준비하겠지만, '제2의 우버' 사태가 우려된다. 시대의 요구에 따른 법원의 새로운 판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