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언제 돌까요…” 속타는 중소기업
2019-10-24 03:01
北 극단적 조치 탓 재가동 더 어려워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의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하면서 그동안 금강산 관광과 주요 남북경협 사업으로 거론돼 왔던 개성공단 재개 문제도 불똥이 튈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북측이 개성공단 재개도 문제 삼을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미국을 방문해 개성공단 재개에 대한 미 의회 협조를 부탁하고, 국내에서는 범국민운동본부를 통해 개성공단 재개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힘 쓰고 있었다"며 "이런 와중에 이번 북한 소식은 엄청 부담스러운 결과"라고 아쉬워했다.
개성공단은 한국 기업이 생산에 필요한 설비 설치와 원부자재를 공급하고, 북한은 생산 노동력을 공급하는 형태다. 지난 2016년 2월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 일환으로 가동이 중단됐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 비대위 공동위원장은 “(북한의 이번 결정은) 미국과 협상에서 정치적인 압박 수준의 행보인지, 폐쇄하고 돌아눕겠다는 건지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며 “‘사이가 좋다’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현재 입장을 봤을 때 금강산 시설 철거로 개성공단 재개 추진 중지가 바로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도 “금강산 철수 지시 결정이 개성공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도 "단, 금강산 문제도 ‘남측과 합의’라는 여지를 남겨뒀듯 남북관계에 대한 개성공단의 상징성을 고려했을 때 (개성공단을) 바로 문제삼지를 않을 것”이라고 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북한의 이번 결정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유창근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은 “상당히 당황스러운 입장"이라며 "개성공단과 금강산은 남북 경협의 상징인데 이 부분에서 북한의 상당한 유감이 표현된 거라 생각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아직 개성공단에 대해선 어떤 말도 나오지 않았다. 앞으로 협회는 신중하게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금강산 일대의 해금강호텔과 문화회관 등 남측에서 건설한 시설들을 돌아보면서, 이들 시설에 대해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 ‘자연경관 손해’, ‘남루하기 그지없다’ 등의 표현으로 비판했다.
올해 신년사에서 김 위원장이 ‘조건 없는 개성공단‧금강산 재개’를 밝혔지만, 남측이 대북제재 등을 이유로 재개에 나서지 않자 남측 시설 철거라는 극단적인 조치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