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北, 개성공단 송전탑 전선 절단...'남북 단절' 추가 조치

2024-11-26 14:46
"적대적 두 국가" 김정은 발언 연장선상 일환
정부 "북의 불법적 재산권 침해 단호히 대응"

개성공단으로 이어지는 송전탑과 폭파로 훼손된 개성공단지원센터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우리가 건설한 개성공단 전력 공급용 송전 시설의 전선을 제거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남북을 '동족이 아닌 적대적인 교전국'으로 규정하며 근본적인 노선 전환을 선언한 이래 남북 연결을 끊어 온 움직임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26일 군에 따르면 북한군 여러 명이 지난 24일부터 경의선 주변 송전탑에 올라가서 일부 송전선을 자르는 모습이 식별됐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개성공단까지 이어지는 고압선을 절단해 땅에 쌓아놓은 상태"라며 "송전탑은 아직 건드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송전탑 하나에 고압선이 6가닥 있고 지지하는 선이 2개 더 있는데, 그 선을 자른 것"이라며 "군사분계선(MDL) 이북에 있는 것 중 남쪽에 가장 가까운 첫 번째 송전탑 선을 잘랐고, 북한 쪽에 있는 전선을 거둔 것"이라고 덧붙였다.
 
철탑 형태인 송전탑은 북한이 지난달 15일 폭파한 군사분계선 바로 북쪽 지점부터 개성공단까지 연결되는 경의선 도로에 수백m 간격으로 지어져 있다. 남측 문산에서 북한 평화변전소로 이어지는 송전 구간에 총 48기의 철탑이 있고, 북측에는 15기가 있다.
 
한국전력이 건설한 이들 송전 설비는 2006년 12월 남북 간 연결돼 개성공단에 전기를 공급하는 역할을 했지만,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그해 2월부터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이후 남북 해빙 분위기를 맞아 전력 공급이 일부 재개됐다가 2020년 6월 북한의 일방적인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기해 전력 공급이 이뤄지지 않았다.

북한의 남북 단절 조치는 계속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1월 "북남 관계는 더 이상 동족 관계, 동질 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라고 발언했다.
 
이후 북한은 3월 경의선·동해선 도로 가로등 철거, 5월 경의선·동해선 철로 침목 제거, 10월 경의선·동해선 도로 폭파 등을 이어 왔다.
 
이에 정부는 재산권 침해라며 강하게 규탄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남북 관계 단절 조치의 일환으로 보인다"며 "북한의 불법적 재산권 침해 행위는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 단호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