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국 제재, 맞서지 않으면 망한다"…美 향한 비난 강도 높여

2019-10-21 09:21
노동신문, 이라크·리비아 언급하며 "제국주의자 제재에 양보하면 망한다"

미국을 향한 북한의 비난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북한은 지난 5일(현지시간) 스톡홀름 스웨덴 북·미협상 결렬 이후 미국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연이어 드러내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1일 ‘제국주의자들의 제재는 만능의 무기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정세론해설을 통해 “미국 등 서방이 말을 안 듣는 나라들을 제재로 굴복시키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 등 서방에 양보하지 않고 강하게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서방 세력이 고분고분하지 않은 나라들에 제재를 들이대며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한걸음의 양보는 열걸음, 백걸음의 양보를 가져오고 종담에는 망하게 된다”고 전했다. 이어 이라크와 리비아를 그 사례로 언급했다.

신문은 “제국주의자들의 위협과 공갈, 제재 압박이 두려워 동요하면서 물러서다가는 국권을 유린당하게 된다. 제 손으로 제 눈을 찌르는 것과 같은 자멸의 걷게 된다”고 경고하며 제국주의자들의 제재에 겁을 먹고 양보하면 망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제국주의자들이 제재를 가하는 것은 저들의 비위에 거슬리는 나라들의 경제를 혼란시키고, 민심을 불안하게 해 정권교체를 실현하고 저들에게 예속시키자는데 목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자주권과 민족이 존엄은 그 누가 가져다주거나 지켜주지 않는다”며 “오직 제국주의자들과의 투쟁을 통해서만 지켜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북한이 미국 등 서방국 중심의 대북 제재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 결렬 이후 북한의 대미(對美) 압박 강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날 노동신문 기사 제목부터 미국 제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담은 것도 대미 압박 강도가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최근 백두산, 삼지연 건설 현장을 찾아 ‘미국의 집요한 제재와 압살 책동’에 대해 “인민이 분노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미국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고 조선중앙TV가 지난 16일 보도했다. 이날 중앙TV가 공개한 사진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김여정(왼쪽)·조용원(오른쪽) 노동당 제1부부장과 함께 말을 타고 있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