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케이손보, M&A 시장에 나온 까닭은?
2019-10-17 05:00
車보험에 특화… 손해율 급등에 휘청
대주주인 한국교직원공제회가 더케이손해보험의 매각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종합손보사로 전환된 더케이손보가 여전히 자동차보험에 특화된 사업모델을 벗어버리지 못해 최근 손해율이 급등하고 있는 탓이다. 조만간 회사를 살릴 만한 묘수를 발견하지 못한다면 매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국교직원공제회는 삼정KPMG(이하 삼정)를 컨설팅업체로 낙점해 자회사인 더케이손보의 경영 활성화 방안을 모색한다. 삼정은 유상증자와 매각 등 여러 활성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교직원공제회가 100% 출자해 설립한 더케이손보는 2003년 자동차보험 전업사로 출범했다. 그러나 2000년대 금융당국이 자동차 보험료 인상을 틀어막으면서 치솟는 손해율을 억제하기 어렵게 되자 종합손보사로의 변신을 꾀했다.
지난 2014년 더케이손보는 대부분 손해보험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인가를 취득해 종합손보사로 변신 자체는 성공했다. 그러나 다른 보험 상품을 거의 판매하지 못해 사실상 자동차보험 전업사와 유사한 방식으로 영업을 지속해왔다.
실제 더케이손해보의 지난해 원수보험료 4715억원 중 65.1%(3067억원)가 자동차보험 실적이다. 여타 종합손보사의 원수보험료 중 자동차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20.78%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차이다.
문제는 지난 8월 기준 92%를 돌파할 만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격히 악화됐다는 점이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2%라는 의미는 보험료로 100만원을 받으면 92만원을 보험금으로 지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험금 지급 외에 보험사가 영업·관리를 위해 지출하는 사업비를 감안하면 사실상 보험을 팔아서 손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자동차보험에 치중된 더케이손보의 영업전략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묘수를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알짜 상품인 장기보험을 판매한 경험이 거의 없어 제대로 노하우도 축적하지 못했다. 회사 규모도 작아 대규모 마케팅을 벌이기도 어렵다. 원수보험료 기준 더케이손보는 손보업계 1위 삼성화재의 2.59%, 2위 현대해상의 3.63%에 불과한 수준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손해율이 92%를 넘는 수준이라 팔면 팔수록 손해나는 구조"라며 "장기보험으로 손해를 메울 수 있는 종합손보사는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사실상 전업사 같은 더케이손보의 타격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더케이손보는 지난해 105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