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과 만난 알뜰폰, 활성화 길 찾을까

2019-09-30 15:03
CJ헬로, 하나은행과 제휴해 적금 연계 요금제 출시
국민은행 리브M 10월 서비스 시작…5G 알뜰폰 개시

국민은행이 10월 중 알뜰폰 서비스를 론칭하고 알뜰폰 1위 업체 CJ헬로가 하나은행과 제휴한 적금 상품을 출시하는 등 알뜰폰과 금융의 결합이 가속화되고 있다. 알뜰폰업계는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 후 가입자 이탈이 심화되는 가운데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기대를 걸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헬로의 헬로모바일은 오는 10월 8일 정식 출시를 앞둔 '헬로적금10 USIM' 요금제 사전 예약을 개시한다.

헬로모바일이 KEB하나은행과 손잡고 선보인 이번 상품은 최대 10% 혜택의 적금에 가입할 수 있다. KEB하나은행 제휴적금 가입 시 기본금리 연 1.3%와 우대금리 연 1.7%가 적용되며 적금 만기 시 연 7%의 캐시백이 추가 지급된다. 월 납입한도는 20만원으로 1년 만기 상품으로 준비됐다. 헬로모바일의 고객이라면 다른 요금제를 이용하더라도 제휴적금 별도 가입을 통해 연 3%의 금리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다.

요금제 라인업은 이용패턴을 반영해 월 2만원대부터 시작하는 중저가로 구성됐다. 헬로모바일 측은 동일 스펙의 이통사 요금제 대비 최대 45% 저렴한 기본료와 무약정 헤택이 더해졌다고 강조했다.

 

[사진=CJ헬로]



그동안 이동통신사업자가 고객들을 위해 은행과 결합한 적금 상품을 선보인 적은 있었지만 알뜰폰 사업자가 이를 선보인 것은 처음이다. 

CJ헬로 관계자는 "헬로모바일을 통해 최초의 알뜰폰 금융 시너지 상품이 출시된 만큼 향후 은행의 알뜰폰 진출과 맞물려 통신금융 결합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통신과 금융의 결합은 지난 4월부터 급물살을 탔다. 금융위원회가 제1차 혁신금융심사위원회를 개최해 KB국민은행이 신청한 '알뜰폰 사업을 통한 금융·통신 융합' 안건을 통과시키면서 은행사업자가 통신을 부가 서비스로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KB국민은행은 LG유플러스의 망을 임대해 10월 중 알뜰폰 서비스인 '리브M'을 론칭할 예정이다. 과거 은행 창구에서 휴대폰을 판매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당시에는 공간을 빌려주고 수수료를 받는 수준이었다. 이번에 국민은행이 제공하는 리브M을 이용하면 전용 유심이 탑재돼 복잡한 공인인증 과정을 단순화할 수 있다.

특히 국민은행은 리브M 서비스를 통해 5G 알뜰폰을 선보인다. 국민은행의 5G 요금제는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존 이통사의 5G 요금제 대비 2~3만원가량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국민은행 이용 실적 등을 종합해 추가 할인을 제공한다는 복안이다.

5G 알뜰폰 소식은 업계를 요동치게 했다. 기존 이통사들의 요금 인하 여파로 가입자 이탈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대기업인 국민은행의 금융 서비스와 결합된 알뜰폰 서비스가 출시되면 일부 업체들은 사업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국민은행의 각 지점이 가입 창구가 되고 카드, 보험 등 KB계열사의 서비스 혜택이 더해지면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알뜰폰 사업자들은 리브M출시와 더불어 CJ헬로의 제휴 적금상품 판매를 주의깊게 지켜보는 상황이다.

알뜰폰업계 관계자는 "알뜰폰의 가장 큰 무기였던 저렴한 요금제가 힘을 잃은 상황에서 금융사가 통신업에 진출했다"며 "알뜰폰 사업자들도 다양한 이종사업과 결합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