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 이동통신사업자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의 주축인 스테이지파이브가 올해 본격 흑자 전환에 나선다고 예고했다. 전략적 투자와 전 사업 분야 성장으로 턴어라운드(실적 호전)을 꾀한다는 구상이다.

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스테이지파이브는 지난해 매출 443억원을 거둬 전년 272억원 대비 63% 증가했다. 다만 영업손실 130억원, 당기순손실 233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이익을 내지는 못했다. 판매관리비가 120% 가까이 급증하며 이익을 깎아내렸다. 

스테이지파이브는 이날 올해를 '턴어라운드 원년'으로 삼고, 구조·비용의 효율화를 통해 지난해보다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최근 디바이스(기기)와 알뜰폰(MVNO), 로밍을 비롯한 각 사업 부문 성과가 두드러져 흑자 전환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디바이스 부문에서는 특화 단말기와 반려로봇이 주요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는 어린이·노인에 이어 신규 시장을 공략할 전략 단말 사업이 예정돼 있고, 이를 위해 다양한 파트너사와 논의 중이다.

MVNO 부문에서는 자사 브랜디드 플랫폼인 '핀다이렉트'가 고객 필요에 부합하는 다양한 요금제를 연속해서 출시하며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는 빌링 시스템 내재화를 기반으로 더욱 다양한 요금제를 개발·제공할 계획이다. 빌링 시스템은 통신 사업자가 계산·청구·수납 같은 가입자의 요금 관련 업무를 자동으로 처리하는 것으로, 알뜰폰 사업자들은 이를 갖추지 못했다.

로밍 서비스 부문은 '로밍패스'와 같은 혁신적인 상품을 도입해 시장 내 새로운 트렌드를 창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밍패스 가입 고객 중 70%가 재구매자로, 핀다이렉트만의 간편한 데이터 로밍 서비스의 충성고객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부연이다.

운영 효율을 위한 노력도 지속할 예정이다. 스테이지파이브는 특히 빌링 내재화, 인공지능(AI) 시스템 도입, 데이터 기반 마케팅 등 기술 기반 효율화를 통해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 스테이지파이브는 이런 사업실적 호조와 운영 효율화 작업을 통해 올해 1분기 실적이 직전 분기보다 크게 개선됐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이같은 호조가 계속될지는 미지수란 평가다. 통신·비통신 사업에서는 이통 3사와 경쟁하기 쉽지 않은 데다 사업을 꾸려갈 자본력도 충분하지 않아서다. 스테이지파이브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2000억원을 육박하지만 이를 상쇄하는 순자산은 300억원 수준으로 다소 열악한 상황이다. 통신은 자본력이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따라서 스테이지파이브의 사업 성장 관건은 결국 컨소시엄 참가자들의 자금 수혈이나 추가적인 투자 유치로 보인다.

증권가는 스테이지파이브가 턴어라운드를 예고했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제4 이통사 영향 점검'이라는 분석 보고서에서 "2세대 이동통신(2G) 시절 LG유플러스가 전국망 구축에 5년간 1조원 이상을 쓰고, 설립 후 4년간 5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는데도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이유는 모기업의 전폭적인 지원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자본력이 중요한 시장인 만큼 카카오에서 계열 분리 중인 스테이지엑스에 대한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