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명과암(上)] 뷰티기업X인플루언서, 진화하는 콜라보 ‘신뢰가 생명’

2019-09-24 08:56
뷰티기업, 인플루언서 영향력 활용 협업 결과물 내놔
인플루언서, 대기업 주는 신뢰성 담보로 제품 생산

뷰티 크리에이터 고밤비가 카버코리아 클루시브와 협업한 ‘인 샤워 페이스 마스크(인샤워팩)’ [사진=카버코리아]



“나도 모르게 ‘아묻따(아무것도 묻지 않고 따지지 않는)’ 주문했네요. 최고최고!” 뷰티 크리에이터 고밤비가 화장품 브랜드 카버코리아가 운영하는 ‘클루시브’와 협업해 만든 ‘인 샤워 페이스 마스크(인샤워팩)’ 게시글을 올리자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23일 ‘AHC’를 보유한 기업 카버코리아에 따르면, 클루시브는 내놓는 제품마다 모두 하루 만에 초도 물량을 완판시켰다. △뷰티 크리에이터 고밤비와 함께한 ‘인 샤워 페이스 마스크(인샤워팩)’ △에바와 함께한 ‘컨디션 릴렉싱 크림(에바크림)’ △유나와 함께한 ‘DIY 플럼핑 패치(텐션업패치)’ 등이다. 세 제품은 모두 카버코리아의 신뢰성에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을 등에 업고 초반부터 흥행을 달리고 있다.

클루시브는 에스테틱 노하우를 가진 카버코리아의 기술력과 ‘코스메틱 덕후(코덕)’ 인플루언서들의 아이디어 및 뷰티 노하우를 반영한 새로운 개념의 브랜드다. 소비자 심리와 마켓 트렌드를 잘 아는 인플루언서들과 제품 기획 단계부터 테스트 과정까지 함께 고민해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클루시브 관계자는 “코스메틱을 만들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뮤즈가 될 수 있는 소셜 뷰티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뷰티기업들은 인플루언서와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단순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그치지 않고, 제품 제작단계에서 협업을 통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형식으로 발전한 셈이다.

 

뷰티 인플루언서 콜라보 [아주경제 그래픽팀]


LG생활건강은 1500만여명의 팔로워를 지닌 ‘원밀리언댄스스튜디오’와 개발한 온라인 전용 화장품 브랜드 ‘밀리언뷰티’를 출시했으며, 아예 ‘더페이스샵 내추럴 뷰티 크리에이터’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직접 인플루언서를 키우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외부 파트너사와 인플루언서들로부터 혁신상품 아이디어를 얻는 ‘이노베이션 데이’ 행사를 2회째 운영하고 있다. 최근 출시한 아모레퍼시픽 메이크업 브랜드 블랭크는 조효진씨와 협업해 만든 한정 스페셜세트를 내놓았다. 한정은 블랭크 브랜드매니저(과장)은 “평소 대중들과 친근하게 소통하는 동시에 자기 결점과 장점을 적극 드러내면서도 자신만의 개성과 매력을 보여주는 점이 브랜드 콘셉트가 잘 맞다고 판단해 협업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해외 유명 브랜드도 예외는 아니다. 로레알그룹이 전개하는 랑콤은 1460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리며 전세계 인플루언서의 최정점에 있는 키아라 페라그니와 컬래버레이션 한 한정판 메이크업 컬렉션을 선보였다.

뷰티 대기업으로서는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인플루언서가 필요한 반면, 인플루언서들은 대기업이 주는 신뢰성을 담보로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을 십분 활용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명 연예인 보다는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며 친근하게 다가온 인플루언서들의 이야기에 끌리기 마련”이라면서 “반대로 소비자들이 안정성을 이유로 인플루언서를 믿지 못하는 사태들이 발생하면서 대기업과 콜라보 한 제품에 관심을 두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은근슬쩍 다시 나온 임블리…피해방지법 언제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