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엔터프라이즈] 카카오, 하반기에 “돈 벌겠다” 선언... 성장 키워드는 ‘광고’

2019-07-23 07:19
카카오톡 4400만 이용자 기반 '톡 비즈보드' 광고 출시... 연 1000억원 이상 매출 상승 기대
카톡 내에서 정보 확인부터 회원가입, 상담, 결제까지 원스톱... 고객 이탈 최소화
카카오페이지, 카카오게임즈 성장세 지속... 핀테크 사업도 확대 박차

지난 2월 14일, 카카오는 전년 연간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신규사업에서 본격적으로 수익화를 시작하고 기존 사업의 내실을 다져 매출과 영업이익을 모두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진행해온 투자가 상당 부분 마무리됐다고도 했다. 카카오가 2019년을 ‘돈 버는 해’로 자신 있게 규정한 밑바탕엔 새로 도입한 광고 상품과 자회사들의 선전이 있다.

◆톡 비즈보드, 연 1000억원 이상 광고 매출로 이어질 듯

카카오의 올해 대표 구원투수는 ‘광고’다. 카카오는 올해 광고 매출이 지난해 대비 2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광고 매출 증가를 자신하는 이유는 올해 3분기 중에 본격 도입할 신규 광고 상품 ‘톡 비즈보드’ 덕분이다. 톡 비즈보드는 카카오톡 채팅창 목록 사이 혹은 최상단에 배너 형태로 광고를 노출하는 상품이다. 톡 비즈보드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4400만명에 달하는 카카오톡의 메가트래픽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광고 단가가 매우 높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증권업계는 톡 비즈보드로 올해 하반기에만 최소 400억원 이상의 광고 매출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2020년엔 800억원에서 최대 10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연간 광고 매출(6689억원)의 12%를 넘는 수준이다. 카카오의 지난해 4분기 광고매출은 1817억원으로, 매 분기 늘어나는 추세다. 톡 비즈보드는 성장 추세를 가속할 것으로 기대된다.

톡 비즈보드는 보장형 광고와 성과형 광고로 나뉜다. 보장형 광고는 CPM(Cost per mile) 방식으로 1000회 노출당 과금하며, 성과형 광고는 CPC(Cost per click) 방식으로 1회 클릭당 과금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보장형 광고 단가는 1회 노출당 5원으로, 카카오톡의 높은 트래픽을 고려하면 하루 2억원의 매출도 가능하다. 성과형 광고는 클릭당 200원 수준으로 예상되며, 카카오톡 선물하기, 메이커스, 톡 스토어 등으로 연결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이용자의 성별, 나이와 같은 빅데이터를 분석해 타깃형 광고로 운영할 예정이어서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받는다.

톡 비즈보드의 가장 큰 특징은 배너 클릭부터 회원가입, 상담, 구매 결정, 결제까지 카카오톡 내에서 원스톱으로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별도의 페이지 이동이나 앱 설치 없이 카카오톡 안의 애드뷰 페이지에서 모든 과정이 진행돼 고객 이탈률을 최소화했다. 예를 들어 카카오톡 이용자가 한 신발 브랜드의 배너를 클릭한 후 관련 정보를 확인하고, 신발 사이즈와 색을 정해 바로 결제까지 완료하는 식이다. 차량 시승 시에도 원하는 차종과 날짜를 몇 번의 클릭만으로 입력해 신청할 수 있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카카오는 톡 비즈보드에 △카카오싱크 △스마트메시지 △카카오i 오픈빌더·챗봇 기능을 적용했다. 카카오싱크는 카카오가 지난 3월 출시한 간편가입 서비스다. 클릭 한 번으로 광고주의 회원이 될 수 있다. 복잡한 회원가입 절차를 생략한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메시지는 인공지능(AI) 기반의 메시지 발송 서비스다. 플러스친구로 발송된 메시지의 발송률, 이용자 반응을 분석해준다. 파트너사들은 스마트메시지로 이용자와 간편하게 소통하면서도 그들의 의견도 쉽게 수집할 수 있다.

김종원 카카오 사업전략팀장은 “카카오톡 내에서 구매 전 과정이 일어나도록 동선을 최소화해 유저 이탈이 적다”며 “광고주 사이트의 회원가입부터 고객 상담까지 카카오톡 플랫폼 내에서 모두 가능하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지난 5월부터 약 2개월간 일부 이용자와 광고주를 대상으로 톡 비즈보드를 테스트한 결과, 기존 광고상품 대비 광고대비매출(ROAS, Return On AdSpending)이 400% 이상 높다고 강조했다. 이는 글로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과도 견줄 만하다는 것이 카카오 측의 설명이다. 카카오의 광고는 커머스 사업의 동반 성장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카카오페이지, 카카오게임즈 올해도 큰 폭 성장 기대··· 핀테크 자회사도 호재 잇따라

카카오페이지, 카카오게임즈와 같은 자회사의 성장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내년 상장을 목표로 하는 웹툰·웹소설 서비스 자회사 카카오페이지는 현재 국내 웹소설 매출 1위 사업자다.

카카오페이지는 12시간 혹은 24시간이 지나면 다음 회차를 무료로 볼 수 있는 ‘기다리면 무료’ 모델로 유료 콘텐츠 사업에 새바람을 일으켰다. 다음 줄거리가 궁금한 이용자들이 선뜻 이용권 결제에 나선 것이다. 이에 2013년 21억원에 불과했던 카카오페이지 매출은 2015년 301억원을 넘어섰고, 2017년 1318억원, 지난해 2000억원을 넘어섰다. 이 모델은 2016년 일본 현지에서 선보인 웹툰 플랫폼 ‘픽코마’에도 적용했다.

카카오게임즈도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는 자회사 중 하나다. 실제로 지난해 매출 4208억원, 영업이익은 47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09%, 22%가량 늘었다. 올해 하반기에 테라 클래식, 에어(A:IR)와 같은 대작 게임으로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테라 클래식은 글로벌 이용자 2500만명을 보유했던 글로벌 PC게임 IP(지적재산권) ‘테라’를 모바일로 구현한 MMORPG(대규모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이다. 지난 18일 기준으로 사전 예약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PC MMORPG 에어는 인기 전투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이 제작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26일부터 비공개 베타테스트(CBT)를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핀테크 사업에서도 성장 가능성이 엿보인다. 카카오는 지난 12일 공시를 통해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지분을 18%에서 34%까지 늘리겠다고 선언, 대주주 전환에 나선 것은 호재로 손꼽힌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거래액 20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주식 투자와 보험 등의 금융 서비스로 사업을 다각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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