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범죄 사각지대, 편의점 알바생은 안녕한가요?

2019-07-17 17:17
CU, GS25, 세븐일레븐 3사, 모두 범죄예방시스템 구축 튼튼

 

16일 학교 수업을 마친 여학생이 편의점으로 들어가고 있다.[사진=조아라 기자]


“24시간 열려있는 편의점, 가장 안전하죠”

과연 그럴까. 지난 13일 서울 청담동 맥도날드에서 오토바이를 탄 괴한이 들어와 칼부림 소동을 벌였다. 괴한은 칼을 들고 주방으로 가 사람을 인질로 잡고 찌르려 했다.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괴한의 인질 사건이 발생하면서 편의점과 프랜차이즈 매장 등이 범죄 사각지대에 놓인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편의점은 24시간 내내 소비자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이 같은 장점이 오히려 범죄에 악용되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취객의 흉기 난동, 편의점 점주 폭행사건, 점포 내 현금을 노린 강도 등은 해마다 편의점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범죄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시내 편의점 총 10곳을 돌아본 결과, CU, GS25, 세븐일레븐 3대 편의점 본사들은 ‘묻지마 범죄’에 무방비하게 노출된 아르바이트 직원을 보호하기 위해 시설 개선 등의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사례 분석을 위해 외국인 관광객과 대학생, 30대 이상 직장인 등 다양한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과 종로3가 인근 지역을 관찰했다. 결과적으로 해당 지역에 위치한 편의점 10곳은 모두 범죄가 발생하면 바로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종로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최씨는 “저녁에는 술에 취해 괜히 시비 거는 경우가 많아 저녁에 혼자 일하면 무서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24시간 동안 영업해 문이 항상 열려있는 편의점 특성상, 오피스상권 등은 퇴근 시간이 지나고 나면 소비자가 상대적으로 줄어들면서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의 편의점 10여곳을 직접 살펴본 결과, 범죄 발생 시 버튼을 누르거나 전화 수화기를 내려놓으면 자동으로 신고 되는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었다. 또한 10개 편의점 모두 CCTV가 24시간동안 계속 녹화되고 있었다.

CU는 2017년 7월, 결제단말기(POS)에 ‘원터치 긴급 신고 기능’을 추가했다. 긴급 상황 발생 시 결제단말기에서 신고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112, CU고객센터 등으로 전달된다. 이는 아르바이트생이 결제단말기를 통해 물건을 계산하는 것처럼 보여 직접 전화수화기를 드는 것보다 피해를 최소화하며 자연스럽게 신고할 수 있다.

서울 명동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 윤기준씨는 “주말에 야간에 일할 때는 남자지만 무서운 건 사실”이라며 “계산하는 척 신고할 수 있어 피의자를 자극하지 않을 것 같아 안심된다”고 말했다.

CU 관계자는 “이전에는 식당 벨처럼 생긴 신고벨을 눌렀어야 했는데 포스에서 신고가 바로 가능해 점주들의 반응도 좋다”고 설명했다.

GS25, 세븐일레븐은 ‘한달음 서비스’로 범죄예방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한달음 서비스’는 전화 수화기를 7초 동안 내려놓으면 자동으로 신고 되는 시스템이다.

편의점에서 하루 5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진철씨는 “주로 낮에 일을 해 한 번도 사용해보진 않았지만, 수화기만 내려놓으면 자동으로 신고되는 시스템 덕분에 안심된다”고 말했다.

일부 편의점 점주들은 신고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서울 명동 인근에서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박씨는 “수화기를 내려놓으면 자동으로 신고되는 시스템 때문에 잘못 건드리거나 청소할 때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며 불편함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편의점 관계자는 “잘못된 신고가 종종 발생하지만, 이를 감수하고서라도 현행 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CU는 기존 전화기 신고방식일 때는 오신고율이 80~90%였지만, 포스에 ‘원터치 긴급 신고 기능’을 추가한 이후에는 오신고율이 20%대로 크게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