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체방크, 구조조정 회오리...직원 1만8000명 감원

2019-07-08 07:13
직원 20% 감원·글로벌 주식 매매 철수·투자은행 축소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가 수익 개선을 위한 대대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전체 직원의 20%에 해당하는 1만8000명 규모의 감원과 글로벌 주식 매매 부문 철수, 투자은행 부문 축소 등이다.

블룸버그와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도이체방크는 2022년까지 직원수를 7만4000명까지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체 직원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약 1만8000명이 감원 대상이다. BBC는 이 은행의 글로벌 주식 매매 부문을 담당하는 런던과 미국 뉴욕 인력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도이체방크는 투자은행 부문을 축소한다고 알렸다. 이를 예고하듯 이틀 전에는 가스 리치 투자은행 부문 대표가 이달 말에 사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도이체방크는 이 같은 구조조정에 드는 비용이 2022년까지 74억 유로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 영향에 올해 2분기(4~6월)에는 28억 유로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올해와 내년에 걸쳐 배당금 지급을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도이체방크 감사회는 이날 연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구조조정안을 도출했다. 크리스티안 세빙 도이체방크 최고경영자(CEO)는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 우리는 수십년 만에 가장 근본적인 은행의 변화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도이체방크는 업계 2위 코메르츠방크와 인수·합병(M&A)을 협의했지만 지난 4월 노조의 반발과 추가 자본확충을 우려한 주주들의 반대 등에 부딪혀 무산됐다.

도이체방크는 한때 미국 월가 대형 은행들과 어깨를 견줄 정도로 성장했다. 그러나 금리 조작, 러시아 돈세탁 등의 스캔들에 연루되고 2008년 금융위기 후 주택담보(모기지)부증권(MBS)의 불법 판매로 거액의 벌금을 부과받으면서 경영 불안이 이어졌다.

도이체방크는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사업에 대해 미국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와 금융서비스위원회는 지난 4월 이 은행에 트럼프 대통령의 금융기록을 제출하라는 소환장을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련 기록 제출을 거부하고 소송을 제기했지만 미국 연방법원은 도이체방크가 미 하원에 해당 자료를 제출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