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안정ㆍ무비자ㆍ동계 여행 폭발...항공업계, 3분기 실적 '날았다'

2024-11-16 07:00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역대 최대 분기 실적
저비용 항공사도 나란히 실적 호조...중단거리 노선 수요 증가, 유가 안정 영향

[사진=연합뉴스]

고유가, 고환율로 시름하던 항공 업계가 3분기 완벽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유류비와 환율이 안정화되고, 휴가철 인기 노선을 중심으로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한 영향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4분기는 연말을 앞두고 동계 여행 수요와 소비가 폭발하는 시기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한국 여행객 무비자 입국 허용이라는 깜짝 선물을 맞아 연말까지 실적이 꾸준히 우상향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3분기 실적 공시를 통해 매출액 4조2408억원, 영업이익 618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0% 늘어 역대 3분기 실적 가운데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 역시 19% 증가했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6.6%, 영업이익은 38.2% 늘었다.

부문별로는 여객사업 매출이 2조 617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 늘었고, 화물사업 매출은 22% 증가한 1조1198억원으로 집계됐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하계 여객 성수기 동안 공급을 적시에 늘렸고, 선호도가 높은 노선을 중심으로 탄력적인 공급을 지속해 수익성이 개선됐다"면서 "특히 항공화물의 전통적인 비수기 구간에도 불구하고 중국발 전자상거래 지속 성장이 수요를 견인하면서 역대 최대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도 3분기 매출액이 역대 분기 실적 기준, 최대 성적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 3분기 매출액은 1조8796억원, 영업이익 143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9%, 1.8% 증가했다. 이 회사의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은 지난해 4분기(1조7817억원)였다. 

아시아나항공 여객 매출은 일본, 중국 등 중단거리 노선이 각각 16%, 13%씩 늘었고, 미주 노선도 6% 증가해 전체 1조270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5% 증가한 수치다. 화물 매출은 전자상거래, IT 신제품 물량 증가와 항공화물 운임 영향으로 전년동기대비 19.3% 늘어난 4242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미주, 유럽 항공화물 수요가 각각 26%, 19% 증가했다. 
 
상반기 실적이 저조했던 저비용항공사(LCC)도 3분기에는 모두 흑자로 전환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4602억원으로 전분기대비 7.5% 증가해 역대 3분기 실적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95억원, 431억원으로 모두 전분기(-95억원, -214억원)대비 흑자전환했다. 중·단거리 노선에서의 견고한 시장 점유율과 탄력적인 노선 운영으로 성수기 여행 수요를 흡수한 점이 수익성 개선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티웨이항공과 진에어도 3분기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실적가이던스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3분기 매출액 3860억원, 영업이익 205억원으로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18.4%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전분기 215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같은기간 당기순이익도 248억원 적자에서 265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진에어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각각 3526억원, 351억원으로 전분기대비 14.4%, 380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사 실적 개선 요인으로는 하계 휴가 시즌과 최대 9일까지 이어진 추석 연휴로 해외 여행 수요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 꼽힌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 3분기 국내 8곳의 공항에서 국제선을 이용한 여객수는 2285만7725명으로 지난해 3분기(1896만7707명) 보다 20.5% 증가했다. 올해(1~9월) 누적 여객은 6563만6055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4847만4202명)보다 35.4% 늘었다.
 
유가의 하향 안정세도 수익성 개선을 이끈 주요 요인이다. 유가는 항공사 영업비용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수익성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국제유가는 1배럴당 72.86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1.8% 하락했다. 
 
4분기에는 연말 소비 특수로 항공 화물 수요가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한다. 여기에 중국 무비자 입국 허용에 따른 관광객 증가, 동계 휴가시즌에 따른 수혜도 예상된다. 앞서 중국 정부는 내년 12월 31일까지 한국을 포함한 9개국 일반 여권 소지자에 대해 비자 면제 정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비즈니스, 관광 등을 목적으로 중국을 방문할 경우 최대 15일 동안 비자 없이 체류할 수 있게 됐다.
 
항공업계에선 이런 움직임이 한중 관광산업의 회복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있다. 항공포털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중국 노선 여객 수는 약 403만명으로, 코로나19 팬더믹 전인 2019년(496만명)의 81% 수준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일본(139.7%), 미국(114.8%), 유럽(150.8%) 여객이 100%를 넘는 회복률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4분기에는 동계 여객 수요와 연말 소비 특수가 집중돼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기"라며 "특히 중국의 무비자 시행으로 여행 진입장벽과 비자 발급 비용에 대한 부담이 사라지면서 여객 수요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